▲벼들은벼끼리 익어간다
김찬순
여름이다. 여름은 우리 인간의 본능에 가장 가까운 계절. 그래서일까 20대의 나는 뜨거운 여름을 무척 좋아했다. 그 청춘의 시절에는 늘 여름이 돌아오면 빨간 티셔츠를 입고 무전여행을 떠나곤 했다. 여름은 여행의 계절이다. 청춘은 여름 여행, 그 청춘만큼 뜨거운 여름, 그 여름이 돌아왔다.
여름은 매미들이 왁자하게 떠들고 노래하듯이, 도시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살아온 샐러리맨에게 여름은 여행하라고 유혹한다. 그러나 해마다 여름이 돌아오면 가난한 서민의 가정에서는 대부분 적당한 피서지를 찾지 못해 아예 집에서 선풍기를 의지하며 그 아까운 휴가를 방안에서 뒹굴다 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