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노회찬, 이구동성으로 "황당"

홍 "말도 안 되게 사건 연루"... 노 "나도 피해자"

등록 2009.06.22 11:45수정 2009.06.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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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PD수첩> 작가 이메일 공개로 뜻하지 않게 격랑에 휘말리게 된 두 인물이 있다. 바로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다.

두 사람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검찰은 홍 의원과 노 대표에 대한 김은희 작가의 개인적인 호오(好惡)가 담긴 이메일의 일부분까지 들춰냈다. 브리핑에서 실명도 노출됐다. 홍 의원과 노 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해 당락을 겨룬 바 있다.

두 사람을 두고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홍정욱 "타의에 의해 말도 안 되게 연루... 황당"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오마이뉴스 권우성
자의와 상관없이 사건의 파고를 함께 타게 된 두 사람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홍 의원은 2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타의에 의해서 말도 안 되게 사건에 연루됐다"며 "그런 내용(본인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견해)이 발표된 것은 이상하다"고 검찰을 꼬집었다.

보좌관을 통해 수사발표 내용을 전해 들었다는 홍 의원은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제가 작가의 '뒷조사' 대상이었고, 그 내용이 검찰의 수사결과에 포함되었음이 다소 황당하다"며 글을 통해 김 작가와 검찰 모두에 불쾌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발표 내용을 접한) 당시 심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메일 내용이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공개했다면 정말 희한한 일이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메일 공개가 피의자로서 김 작가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는 태도를 신중히 했다. 홍 의원은 "전체 이메일 내용을 본 적도 없고,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사생활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정말 순수한 개인적인 소회였다면 (공개가) 문제였겠지만 검찰 시각에서 재판의 증거가 되는 이메일이었던 것인지 아직은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일로 홍 의원의 미니홈피에는 "좋지 않은 일로 매체를 타게 되어 씁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이아무개씨)는 위로의 글부터, "미친 듯 뒷조사를 했어도 먼지가 털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PD나 작가가 개인감정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니 시사프로나 뉴스가 공정하지 못할 수밖에"(곽아무개씨)라며 작가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홍 의원은 "내가 사건과 관련이 없거나, 재판을 통해 판결이 나면 차라리 속시원히 내 견해를 밝힐 수 있겠다"며 지금의 곤혹스런 처지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른바 '표적취재'나 '표적수사' 모두에는 분노와 증오가 깔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직은 (작가 또는 검찰 측)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고 혼란스런 심경을 내비쳤다.

노회찬 "김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는데... 나도 피해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오마이뉴스 권우성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역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며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난 직후의 놀랐던 속내를 전했다.

노 대표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김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다. 그분이 내게 가진 호감, 비호감이 왜 논란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발표가 가만히 있던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나 또한 '피해자'가 됐다"고 검찰을 꼬집었다.

또 노 대표는 "이메일 공개는 작가에 대해서도 엄청난 폭력일 뿐 만 아니라 이로 인해 나는 또 뭐가 된 것이냐"며 "'떡값검사' 이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름을 함부로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검찰의 이메일 공개와 관련해서도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사상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적인 감정까지 사찰하고 그것을 사건과 연관지었다"며 "검찰권을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 수단으로 남용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노 대표는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메일까지 공개해 분위기(여론)를 몰아가야할 정도로 유죄 입증이 힘들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검찰이 기소가 무리하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홍정욱 #노회찬 #PD수첩 #이메일공개 #김은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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