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메기탕의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하얀 속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렸다. 아이스크림처럼.
조찬현
그 녀석들 참 못생겼다. 세상에 뭐 이런 모습이 있나 쉽게 하나같이 괴이하다.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아귀, 생긴 모양대로 이름을 잘도 지었구나 싶은 도치, 뭔가 좀 부족하다 싶은 삼식이, 못난이 나도 있소 하고 얼굴을 내민 물메기, 흉측하고 고약하게 생긴데다 독을 품은 쑤기미, 하지만 이들은 해장엔 최고다. 맛 또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렇게 못난 녀석들을 어떻게 먹느냐고, 흉측해서 맛도 없을 거라고, 딴에는 그 말에 수긍을 한다. 하지만 이들을 주재료로 이용한 음식에 갖은양념과 식재료를 넣어 요리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못생긴 이 녀석들이 그 생김새와는 전혀 다르게 입맛을 자극한다. 외모를 보고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색다른 맛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