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현장 솜브레로를 쓴 남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한다.
문종성
북미FTA 그리고 식량위기토르티야 가격이 상승했단다. 멕시코 전역에서 흔히 먹는 타코 등 주식에는 반드시 손바닥만한 옥수수 피인 토르티야가 들어간다. 최근엔 밀로도 만든다곤 하지만 밥은 쌀밥이여야 하는 것처럼 여기도 토르티야는 옥수수여야 한다. 그들의 피이자 민족적 유산인 셈이다. 이 토르티야는 원래 시장경제와 상관없이 서민들을 위해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가격을 규정한 식품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식량위기로 인한 멕시코 서민경제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중남미에서 경제가 가장 발전한 멕시코라 해도 한 달에 200달러조차 벌지 못한 빈곤층이 수백만 가구다. 게다가 적지 않은 가정이 성인남자는 없고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없는 여성이 꾸려나간다. 결국 들어오는 수입은 불을 보듯 뻔한데 이들이 겨우 입에 풀칠하는 토르티야 가격의 상승은 더욱 가난의 굴레에 속박되고, 영양 불충분으로 인한 질고의 늪으로 빠져드는 이중고를 안겨준다. 이 콘크리트 같은 가격이 아무런 예고없이 급격히 인상되어 버린 것이다.
가난한 계층은 제 목소리 한 번 내보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급기야 토르티야로 촉발된 문제는 다른 사안으로까지 전이돼 그들의 잠재되었던 불만적 요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그들의 편에서 소리를 내주는 젊은 학생과 시민 단체들이 모두 어우러져 정부를 향해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정책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종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