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땡기는 세상, 쓰린 속 뻥~ ‘선지해장국’

별거 아닌 선지해장국 한 그릇의 잔잔한 감동

등록 2008.12.25 18:21수정 2008.12.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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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만감에 속풀이까지 해결해준 별거 아닌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옵니다.
포만감에 속풀이까지 해결해준 별거 아닌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옵니다. 조찬현
포만감에 속풀이까지 해결해준 별거 아닌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옵니다. ⓒ 조찬현

 

밤새 푹 고아낸 사골국물에 우거지 넣고 푹 끓여낸 선지해장국. “어때요, 생각만 해도 해장이 되는 느낌이 오지 않습니까?” 거기에다 갓 지은 하얀 쌀밥 한술 말아먹으면 속이 다 후련해집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우거지와 크고 신선한 선지만이 잔뜩 들어 있지만 그래도 그 맛이 여간 아닙니다.

 

소의 피를 굳혀서 식힌 선지는 언뜻 보면 쉬 와닿지 않지요. 하지만 사골국물에 소의 선지와 시래기를 넣어 선짓국을 끓여내면 맛이 아주 특별해진답니다. 대책 없는 경제 한파에 내몰려 부대끼다 ‘부어라, 마셔라’한 술자리 뒤에 쓰린 속 달래기에는 이만한 게 없답니다.

 

선지해장국 한 그릇에 속이 확 제대로 풀리네!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애주가들의 속을 달래주었던 선지해장국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애주가들의 속을 달래주었던 선지해장국조찬현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애주가들의 속을 달래주었던 선지해장국 ⓒ 조찬현

 

아주 오래전부터 서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애주가들의 속을 달래주었던 선지해장국. 까끌까끌한 입맛에도 구수한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추운 겨울철에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혀 흐르면서 속이 확 제대로 풀어집니다.

 

선지국은 한우뼈 우려낸 물에 우거지와 콩나물을 듬뿍 넣고 끓여내야 제 맛이랍니다. 선지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해서 숙취해소에 아주 그만이지요. 삶이 힘들어 이래저래 술 땡기는 요즘 선지해장국으로 속이나 시원하게 달래보자고요. 어때요? 시원하게 뻥 뚫리시죠. 세상살이도 이렇듯 뻥 뚫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옛 정취는 묻어나지 않지만 그런 대로 먹을 만한 선지해장국집 하나 찾았답니다. 고향집에 온 듯 푸근하고 세월의 맛이 서린 그런 집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맛도 썩 괜찮았답니다. 선지의 신선도와 부드러움도 맘에 들었고요. 아주 오래전에 먹어봤던 선지해장국의 맛이 얼핏 떠오르기도 했으니까요.

 

토속적인 선지해장국, 소탈하고 수수한 맛이 가득

 

선지해장국은 토속적인 느낌입니다. 콩나물과 시래기가 잘 어우러져 있어 입에도 잘 맞고요. 선지는 큼지막한 게 뚝배기 가득 들어 있습니다. 선지해장국의 뜨거운 국물과 선지의 부드러운 식감이 꽤 맘에 듭니다. 뜨끈하고 깔끔한 맛이 목 넘김도 좋고 시원함이 돋보입니다. 뜨거울 때 먹으니 뱃속까지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봄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향긋한 달래무침
봄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향긋한 달래무침조찬현
봄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향긋한 달래무침 ⓒ 조찬현

 쌉쌀하고 때깔 좋은 도라지무침
쌉쌀하고 때깔 좋은 도라지무침조찬현
쌉쌀하고 때깔 좋은 도라지무침 ⓒ 조찬현

 

향긋한 달래무침과 때깔 좋은 도라지무침에 먹으니 잘 어울립니다. 소탈하고 수수한 가장 한국적인 맛이 가득합니다. 해장에도 한 끼니 식사로도 대만족입니다.

 

뿌연 사골국물에 아삭한 콩나물과 검붉은 선지 덩어리, 깍두기와 함께 우적우적 깨물어 먹으니 아련한 추억의 맛에 정신이 다 번쩍 듭니다. 일순간에 숙취는 오간 데 없고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속을 천천히 달래줍니다.

 

삶이 힘들수록 따끈한 해장국 한 그릇이 이렇듯 가슴에 와 닿는 건 왜일까요. 포만감에 속풀이까지 해결해준 별거 아닌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잔잔한 감동으로 스며옵니다.

 

 뿌연 사골국물에 구수한 시래기, 아삭한 콩나물과 검붉은 선지 덩어리
뿌연 사골국물에 구수한 시래기, 아삭한 콩나물과 검붉은 선지 덩어리조찬현
뿌연 사골국물에 구수한 시래기, 아삭한 콩나물과 검붉은 선지 덩어리 ⓒ 조찬현

 선지해장국은 소탈하고 수수한 가장 한국적인 맛이 가득합니다.
선지해장국은 소탈하고 수수한 가장 한국적인 맛이 가득합니다. 조찬현
선지해장국은 소탈하고 수수한 가장 한국적인 맛이 가득합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지해장국 #토속적 #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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