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어탕짱뚱어 조리가 사람 몸에 좋은 것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종찬
금세라도 툭 떨어질 것처럼 툭 튀어나온 올챙이 눈망울에 미꾸라지 몸을 가진 희한하게 생긴 물고기 서너 마리 시커먼 갯벌 위를 폴짝폴짝 뛰어 다닌다. 그 이름도 재미있는 짱뚱어다. 몸집보다 머리가 큰 짱뚱어는 망둥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 15~18cm에 갯벌 빛을 띤 몸에 푸른 띠와 얼룩 무늬점이 흩어져 있다.
세상에. 이렇게 못난 물고기도 있다니. 하지만 생김새는 지독하게 못 생겼어도 맛은 으뜸이다. 뜨끈하면서도 속이 확 풀리는 짱뚱어 맛에 애인이 삐쳐 집에 가는 줄도 모르고 먹을 정도다. 오죽 맛이 좋았으면 갯벌을 끼고 살아가는 목포와 강진, 순천, 여수, 보성 주변에 짱뚱어 조리를 하는 식당이 줄지어 서 있겠는가.
전라도 서남해안 갯벌에 구멍을 뚫고 사는 짱뚱어는 갯벌 위를 미꾸라지처럼 슬금슬금 기거나 톡톡 뛰어다닐 정도로 힘이 좋아 '바다 미꾸라지' 혹은 '바다 올챙이'라는 닉네임을 지니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짱뚱어는 12월 중순에서 이듬 해 4월까지 갯벌 2m 밑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잠둥어'라 불리기도 한다.
갯벌 중에서도 오염이 전혀 되지 않은 갯벌에서 살기 때문에 해양오염을 알리는 지표로도 손꼽히는 짱뚱어는 양식이 전혀 불가능하다. 게다가 조그만 인기척에도 곧바로 갯벌 구멍 속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에 손이나 그물로는 잡을 수가 없다. 따라서 짱뚱어는 긴 낚싯대를 갯벌 위에 드리워 잽싸게 낚아채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