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인타논의 왕실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농공단지, 이 곳에선 특화 작물 및 꽃 등을 실험적으로 재배한다.
고두환
"이곳에서 진행되는 왕실 프로젝트는 유기농으로 채소 및 과일을 재배하여 가난한 산간 마을 사람들의 생활이 영위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것이 도시의 'TESCO'나 'BIG C' 같은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되어 많은 사람들이 질 좋은 상품을 맛보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 후, 우리는 10여 분간 왕실 프로젝트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치앙마이 YMCA '요' 스텝이 말했다.
"사실 왕실 프로젝트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니다. 우리의 푸미폰 왕이 가난한 태국 사람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다음 세대에는 좀 더 발전한 태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이다. 종종 외국인들은 이 시스템을 오해하곤 한다"왕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왜 그리 자부심을 느끼는지 의구심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카렌족의 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떠나기 전 우리를 배웅하던 치앙마이 YMCA 피페 매니저의 말이 머리를 스친다.
"고, 그곳은 생각보다 낙후됐고, 엄청 추워. 한국에 겨울과 비슷할 수도. 단지 이틀이지만 몇 몇 팀원들은 정말 힘들어할 수도 있다고. 당신을 믿으니, 그들을 잘 돌봐줄거라고 믿어."
사실, 아까전부터 쌀쌀해진 날씨탓에 옷을 껴입기 시작하는 팀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태국에 와서 쌀쌀한 기운을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를 태운 봉고차가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비가 온 탓인지 바퀴가 헛돌기 일쑤고, 차에서 연기가 피오올랐다 사그러졌다가 반복된다. 운전을 하는 피툰(치앙마이 YMCA 스태프)이 말한다.
"가는 길이 힘들지?"도착한 카렌족 마을. 몇 몇 관광객들이 생각하는 카렌족은 목에 링을 칭칭 감고, 원시부족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허구였다.
"미얀마의 한 부족으로만 인식되는 이들은 사실 태국의 한 민족이기도 하지. 수공예품이나 관광 등으로 수입을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카렌족은 농사나 특화작물 재배 등의 왕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그들의 노동으로 그들이 자족하길 바라는 거라구."'요' 스태프의 설명은 짧게나마 카렌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곳은 일본 고베 YMCA가 몇 차례 다녀갔다. 그들은 카렌족이 언어와 문화를 가진 훌륭한 친구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이 마을에 방문하면서 '헌 옷 보내기'나 '연락 주고 받기' 등을 통해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마을 '피텅' 이장님 집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마을 사람들에 선거에 의해 뽑히고, 정부로부터 일종의 보조금을 받는 이장님, 생각해보니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다른 것은 이장님 집에 화장실엔 전등이 없고, 주방엔 제대로 날이 선 칼조차 없다는 사실, 그래도 처음 우리를 본 시점부터 우리가 갈 때까지 미소 한 번을 잃지 않는 넉넉한 분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