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벙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체육수업. 간혹 유치부에 취학하지 동네 아이도 참여하곤 한다.
모종혁
오지마을 티베트 아이들을 위해 무급 교사로 나서 위벙마을이 조난사고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외부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난 것은 금세기 초부터다. 티베트어로 '졸'(Jol)인 더친현에서도 오지인 위벙은 열악한 도로 사정과 불편한 교통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위벙에 관광객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된 데에는 샹그릴라보다 더 샹그릴라다운 마을이라는 입소문 때문이었다. 마을 뒤를 병풍처럼 둘러싼 설산, 두 명의 라마승이 지키고 있는 작은 라마사원, 티베트인이라면 꼭 찾아야 하는 신령스러운 폭포, 빙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고산 호수 등 위벙의 아름다움은 여행 마니아를 불러들였다.
류이춘(22·여)도 위벙마을의 명성에 매혹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위벙마을에서 유일한 위벙 카와 카르포 초등학교 교사인 류는 작년 8월 처음 위벙에 들어왔다. 류는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 출신으로,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터였다. 위벙초등학교에서 단 한 명뿐인 교사지만, 류의 전공은 교직과 전혀 상관없는 언론학이다. 그가 위벙에 온 이유는 단 한 가지, 오지의 소수민족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다.
위벙마을에 갓 왔을 때 류이춘은 적지 않게 놀랐다. 인터넷에 나돈 소문과 달리 위벙은 더 이상 오지가 아니었다. 위벙마을 주민 수는 30여 가구, 150여 명으로 늘어나 있었고 학교 교사도 2층 규모로 신축 중이었다. 류는 "원래 외지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티베트 토착민만 사는 마을에서 일하는 것"이라면서 "예상과 달리 쓰촨 출신 한족 두 가족과 더친에서 온 티베트인까지 타지 출신 주민이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벙에 대한 환상은 깨졌지만, 교육 환경과 주거 조건은 열악했다. 1998년 개교한 위벙초등학교는 류이춘이 오기 전까지 고등교육을 받은 교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며 교사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학생을 가르칠 능력도 경험도 없는 교사였기에 제대로 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
류는 "중국어는 고사하고 티베트어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주민이 맡은 교사였기에 학교는 이름만 내건 상태일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주민들은 외지 사회단체에서 학교 건물을 만들어주는 상황이었지만 교사를 어떻게 모셔올지 고민 중이었다"면서 "내가 자원해 들어오자 열렬히 환영받았다"고 말했다.
숙식하는 아이들 위해 잠자리와 식사까지 손수 챙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