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더우난 화훼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꽃은 장미와 백합이다. 새벽에는 장미가, 낮에는 백합이 거래된다.
모종혁
중국 윈난(雲南)성 수도 쿤밍(昆明)시에서 남쪽으로 10여㎞ 떨어져있는 더우난(斗南) 화훼시장.
더우난 시장의 하루 일과는 새벽 2시에 시작된다. 갓 따온 꽃다발을 담은 좌판을 옮기는 농민, 먼 길을 달려 꽃을 사러온 도매상, 꼼꼼히 꽃 상태를 살펴보는 소매상, 몰려든 농민과 상인에게 먹을거리를 파는 장사치로 드넓은 시장은 북적댄다. 더우난은 날마다 이른 새벽부터 오후 6시까지 윈난성 각지에서 몰려든 화훼 재배 농민과 중국 전역에서 온 도소매상의 분주한 발길로 활기찬 일과가 되풀이된다.
1990년대 말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더우난 시장은 중국 최대의 화훼 도매시장이다.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화훼는 대부분 더우난을 통해 거래되고, 일부가 인근에 있는 경매시장을 통해 팔려 나간다.
2006년 현재 더우난 시장에 등록된 화훼 거래회사는 327개. 하루에 거래되는 꽃은 약 300만 송이지만, 거래가 정점인 봄철에는 400만 송이 이상이 거래된다. 장미·백합·카네이션·거레바·안개꽃 등이 주로 거래되지만 장미 비중이 80%로 가장 높다.
기자가 더우난 시장을 찾은 날 시간은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섰다. 그날 시장에서 주로 거래된 꽃은 백합.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새벽에 장미가, 낮에는 백합이 주로 사고 팔린다. 최근 더우난 시장에서 거래되는 백합의 시세는 10대에 약 50위안(한화 약 9700원) 안팎. 더우난에서 결정된 꽃값은 중국 전체의 꽃 가격을 결정한다. 더우난에서 거래된 꽃이 중국 전역으로 팔려 나가기 때문이다.
백합 거래구에서 만난 왕전위(34)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왔다. 결혼식에 주로 쓰이는 장미와 백합을 청두의 소매상에게 공급하는 왕은 한 달에도 수차례 더우난 시장을 찾는다.
왕은 "쓰촨에도 화훼 도매시장이 여러 곳 있지만 더우난의 우수한 품종과 높은 가격 경쟁력에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오늘 꽃을 사서 내일 청두 소매상에게 보낼 수 있는 물류상의 이점도 더우난을 찾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