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베르나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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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종합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구체적 대안은 아직 없지만 야심차게 저탄소 녹색성장을 한국 성장동력으로 선정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이 21세기의 떠오르는 산업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프렌들리"하겠다는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저탄소 종목, 녹색성장 종목에 기술투자를 집중하는 형국이다. 단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차세대 자동차를 저탄소차량으로 두고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수소연료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자동차의 전통적인 엔진과 더불어 고성능의 배터리를 함께 실어 엔진의 열효율을 높인 차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전 시기의 차량이 시내 저속주행시에도 엔진에서 휘발유를 연소시켜 추진력을 얻었다면, 하이브리드카는 고속주행시 배터리에 전력을 충전시켜 시내 저속운행시에는 전기의 힘으로 주행한다. 이 때문에 비교할 수 없이 연비가 늘어나고 주행에 필요한 휘발유의 양도 줄어든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급 LPG 하이브리드 카 양산 시기를 당초 2009년 10월에서 2009년 7월로 조정하는 등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보다 한단계 더 나간 체제로는 수소연료자동차, 쉽게 말해 물로 가는 물자동차가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고속주행시 가솔린을 연소해야 하므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수소연료자동차는 연소 후에는 수증기만 발생할 뿐 이산화탄소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연료의 공급원이 무궁무진하다.
다만 이 경우에는 안정적인 수소저장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 난관이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카 외에 수소연료 자동차 개발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경 수소연료전지차를 첫 소량 생산해 조기 실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태양전지 산업이 있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받으면 전류가 발생하는 특수재료의 성질을 이용하는 발전 체제로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비해 환경피해가 작다. 화석연료의 경우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원자력의 경우 많은 중수와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
태양전지는 소자의 기본원료가 반도체 기술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삼성·LG·포스코 등 상당수 기업들이 태양광발전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결정했거나 결정을 저울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에서 태양광발전 공장 준공식을 열고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태양광발전 공장은 주택 1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와 태양광 모듈을 각각 연간 30㎿씩 생산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자제품에서는 저전력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21세기 들어 휴대폰·노트북·카메라 등 전자제품에서 무선장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베터리의 성능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했다. 전자제품에서 전력소비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같은 용량 배터리로 2배 오래 이용할 수 있으므로 경쟁력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전기를 적게 쓰는 것 역시 녹색성장의 범주로 포함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제품 85%의 대기전력을 1w 미만으로 최소화하고 2009년까지 제품 100%에 이를 확대시킬 방침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2007년 내놓은 제품 가운데 70%는 대기전력 1w미만이며 이 가운데 TV와 모니터는 이미 대기 전력 0.3w 미만을 달성했다.
이러한 점을 통해 볼 때 저탄소 녹색성장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 아무리 녹색성장이 좋아도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는 점에서 녹색성장은 과학기술의 산업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 안중에 없었던 MB정부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행정체계를 살펴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멸시와 천대로 일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적인 정부를 위해 정부기구를 개편한다면서 정보통신부 일부를 문화체육관광부에 흡수시켰으며, 과학기술부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하여 '교육과학기술부'라는 애매한 부서를 만들었다. 게다가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를 헤쳐모여 시켜 지식경제부란 것을 만들어 놓았다. 결국 과학기술 관련 산자부·정통부·과기부의 3개 부처가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1.5개 부처로 축소된 것이다.
정부부처를 절반으로 줄여놓고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시대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임이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손으로는 나라의 과학기술을 이리저리 찢어놓으면서 입으로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