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호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멀리 속초시내와 설악산이 보이는 청초호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문일식
청초호는 중앙동, 금호동, 청학동, 교동, 조양동, 청호동을 한꺼번에 감싸고 있습니다. 그중에 청초호의 가장끝자락은 청호동입니다. 그중 청호동의 끝자락이자 청초호의 입구쯤 되는 곳에는 '아바이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모래톱으로 이뤄진 곳이라 사람이 살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쪽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전쟁이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국군의 주둔지에 거주했고 그곳에 마을이 형성된 것입니다.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났지만 끝내 고향에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은 50여년이 넘게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언젠가 갈 수 있는 고향을 그리면서….
청호동에서 바라보는 청초호에선 한가한 정취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주홍빛 청호대교는 큰 아치를 그리며 머리 위로 지나갑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고깃배들은 잔잔한 파동을 그리며 서 있고, 청초호 너머 속초시내의 도시빛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속초시내 뒤편으로 우람하게 서 있는 설악산은 구름을 한껏 두르고,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전어를 낚는다는 부부의 한가한 낚시질 속에는 부부의 선한 인연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아바이마을은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바이마을도 뜨고, 아바이순대도 뜨고, 심지어는 갯배도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류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는 오래된 가을동화의 한장면이 추억을 되살리고, 아바이마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