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뛰어가는 청설모다른 먹이감을 찾았는지 청설모가 달음질치고 있습니다.
문일식
달음질을 시작합니다. 어찌나 빠른지, 그래도 다행히 용케 잡아냈습니다. 나무 위를 사뿐히 뛰어 저편의 나무로 건너가 버립니다. 그래, 넌 여기 있으니 행복한 거다. 다른 곳에서 호두 따먹고, 잣 따먹는 네 친구들은 이유없는 총성에 쓰러지고, 터전을 잃어간단다.
돌이켜보면 녀석들이 호두를 따먹고, 잣을 따먹으면서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순전히 사람 탓 입니다. 녀석들의 식량을 사람들이 앗아가기 때문이죠. 산행하는 사람들, 여행하는 사람들은 밤, 잣, 도토리를 보면 그만 두지 않습니다.
녀석들이 먹고 살아야 할 식량을 아무렇지 않게 빼았습니다. 사람들이 밤, 잣, 도토리를 다 주워가는 바람에 녀석들은 한겨울 먹이를 걱정해야 합니다. 오죽하면 다람쥐 식량이니 주워가지 말라는 현수막까지 붙여놨겠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저 자연만 즐기다 왔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죽고 나서 다람쥐나 청설모로 태어나봐야 후회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