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수정안을 관보 게재한 26일 저녁 서울 덕수궁 앞에서 열린 제50차 촛불문화제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장관고시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국민 건강권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출정식'은 짧고 굵게 진행됐다.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촛불 문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중고등학생들이 밝혀놓은 촛불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어야 했다"면서 "아직도 국민들을 대한민국 주식회사 종업원으로 알고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이 켜둔 촛불을 이제 노동자들이 지켜주자"면서 "출정식이 끝나면 모두 깃발을 내리고 애국 시민으로 돌아가 촛불 속에 우리를 녹여내자"고 말했다.
아침엔 청와대 항의방문, 점심엔 용인 강동냉장 봉쇄투쟁 격려방문으로 바빴던 강기갑 의원이 무대에 섰다. 강 의원은 "아직도 관보 게재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꿈이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면서 "정부가 2008년 6월 26일 부로 대국민 선전포고를 했다"고 말했다.
목이 다 쉬어 버린 강 의원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절규했다.
"소통과 반성을 얘기한 게 얼마나 됐다고 어제 4시에 고시하고 오늘 아침 9시에 관보 게재를 하느냐. 이명박 대통려을 누가 믿겠냐. 그동안 한국은 미 쇠고기 문제에 있어 답답할 게 없었다. 하지만 오늘 오전 9시부로 미국 손에 완전히 넘어갔다. 국제 통상적으로 꼼짝할 수가 없어졌다. 어제 3보 1배를 해서 청와대까지 가면서 이렇게 (관보게재)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기어이 기어이 이 정부가 일을 저질렀다. 용납할 수 없다."
강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사회자의 선창을 따라 5000여 노동자들은 외쳤다.
"미국에게 굴복말고 국민에게 항복하라"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어제 집에 들어가 인터넷을 봤다.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를 담은 글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면서 "보건의료노조 소속 모든 병원에 광우병 미 쇠고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으며 이미 45개 병원이 노사 공동 합의로 쇠고기 급식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국민과 함께 하는 투쟁, 그래서 이길 수밖에 없는 투쟁을 하자"며 노동자들을 독려했다.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총파업 출정식을 마친 노동자들은 잠시 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촛불문화제 참석을 위해 자리를 재정돈하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문 |
촛불민심의 뜨거운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끝내 고시를 강행, 국민의 건강권을 내팽개치고 대국민선전포고를 감행하였다. 우리는 국민을 배신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오늘 총파업을 선언한다. 우리 80만 조합원은 국민의 건강권을 무참하게 유린한 이명박정부의 범죄를 결단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우리의 총파업은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지키는 투쟁이다. 우리의 총파업은 국민전체의 건강권을 지키고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독재를 청산하는 투쟁이다. 우리의 총파업은 국민의 부름에 따르는 국민 파업이다. 따라서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 우리의 총파업은 이명박정부의 어떠한 음해와 탄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천천히 일어선 우리 노동자들은 한 걸음 한 걸음 국민의 가슴속으로 들어갈 것이며, 이명박의 기만과 독선에 파상적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거짓으로 꾸며낸 반성 따윈 집어치워야 한다. 경찰의 물대포와 방패에 의존하여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된 파산정부라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출범 3개월 만에 지지율이 7%로 곤두박질 친 정부가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오늘 강행한 고시는 무효다.
국민을 외면하고 공권력의 폭력에만 의존한 권력에게는 5년이 아닌 단 1년도 허락할 수 없음을 이명박 정부에게 경고한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오기를 부리는 한 우리의 총파업은 하루하루 더 거세게 타오를 것이다. 역사적인 촛불의 바다가 80만 조합원의 총파업 불길과 뜨겁게 만난 국민의 촛불항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하나. 우리는 국민이 치켜든 촛불항쟁에 모든 조합원이 적극 참여하고, 전국적 투쟁으로 확산시킴으로써, 광우병쇠고기로부터 국민의 건강권과 국민주권을 지켜낼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광우병쇠고기협상 고시 전면무효화 및 재협상 / 한반도대운하 반대 / 물, 전기. 가스. 철도. 교육. 의료. 언론 시장화․사유화 정책 폐기 / 기름값. 물가폭등 저지를 공동요구로 내걸고, 오늘 총파업을 선포하며, 지속적이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이명박 정권이 우리의 총파업을 왜곡하고 탄압하더라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협상을 쟁취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 낼 것이다.
2008. 6. 2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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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 : 26일 오후 6시20분] 오늘은 노동자들이 '촛불' 치켜든다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외침이 시청광장 곳곳에 울려퍼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깃발이 차례차례 시청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곧 시작할 '국민건강권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출정식' 참가를 위해서다.
무대로 사용될 윙버디 대형트럭은 대한문 앞에 마련됐다. 노동자들은 도착하는 순서대로 무대 앞에 차례차례 앉고 있다. 파란 깃발의 금속노조 뒤에 노란 깃발의 보건의료노조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공공운수연맹, 언론노조, 전교조 등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2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청계광장에서 사전집회를 열고 있는 택시 노동자들도 곧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 노동자들은 병원에서 입는 간호가운과 간호복을 입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 7시 촛불문화제 참가를 위해 미리 도착한 시민들 500여 명도 시청광장에 앉거나 광장 주위를 돌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촛불교회' 천막에서는 20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작은 기도회를 열고 있다.
"하나님 생명 파괴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하여야 합니다'라는 대형 펼침막이 천막 안에 붙어있고 '촛불을 밝혀 잘못된 정책을 바꾸려는 것은 정당한 국민의 권리입니다' '국민의 정당한 저항을 함부로 왜곡했던 기독교를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피켓도 서 있다.
이들의 기도 및 연설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독교인의 자성을 촉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시민들은 천막 주변에 모여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늘 시청광장에서 우익단체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QSA 프로그램이 협상 성과? 작업장 2번 점검이 전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 26일 추가합의 조목조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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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시 강행과 관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회의(이하 전문가 자문회의)는 26일 오전 10시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국민의 요구를 끝내 무시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SRM(특정위험물질) 수입 여부라고 누누히 이야기했지만, 추가협상에서 SRM에 관련된 것은 한 글자도 못 바꿨다"며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온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QSA(품질시스템평가) 프로그램을 얻어온 것은 성과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그대로 수행한 것"으로 "미국 정부가 서명도 하지 않은 문서로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역시 "수출 보증(EV)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하나하나 보증하는 것이지만, QSA 프로그램은 수출 작업장 2번 점검하고 자동으로 수출위생보증서를 발급해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추가협상과 지난 4월 18일 합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번 협상은 한국 정부의 단독 '대국민 사기극'이었지만, 이번 추가협상은 '한미연합 사기극'이라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미국 행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보도자료에서 강조했지만 미국 정부가 어쩌면 한국 정부를 기만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 교수는 "오늘(26일) 보니 미 하원 기준으로 회기가 40일 정도 남았는데 미국 현행법에 따르면 FTA 체결을 위해서는 최소 90일의 기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절반도 남지 않은 회기를 생각할 때 연내 FTA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대로 쇠고기를 넘겨주고 '자동차 부문' 재협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동차마저 미국에 넘겨줄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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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오후 6시] 민주노총 총파업 출정식...대한문 앞에서 '촛불' 든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 또다시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노동자들이 주축이다.
오후 4시부터 청계광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 소속 택시노동자들이 LPG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의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청계다리를 건너서 국가 인권위원회 앞을 지나 대한문 앞쪽에 설치된 총파업 출정식 무대로 이동 중이다. 금속노조 조합원들도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출정식을 마친 뒤 '촛불'을 들 예정이다.
당초 민주노총은 오후 5시부터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늦어지고 있다. 7월 2일 총파업을 하기로 했던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자 즉각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 9시부터 부산과 경기 등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돼 있는 17개 냉동 창고 봉쇄에 들어갔고,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도 운송 거부 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출정식 전에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은 국민을 배신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촛불을 더욱 환하게 밝히기 위하여 오늘 관보게재와 함께 총파업을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총파업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협상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전적으로 반영한 총파업으로서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의 총파업은 국민의 부름에 따르는 '국민파업'"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총파업 투쟁은 공무원, 교사, 공공부문노동자, 비정규노동자 등 파업권을 박탈당한 노동자들의 파업에 준하는 단체행동을 포괄한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심판하는 우리의 투쟁은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위험 쇠고기에 대해 재협상을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긴급하게 총파업에 돌입한 만큼, 즉각 파업돌입이 가능한 사업장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산하 16개 산별노조와 16개 지역본부가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국민건강권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27일부터 3일 동안 각 산별노조의 집회 등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집회를 연 후 촛불집회에 결합하기로 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어제 산별대표와 지역본부 대표들이 총파업을 실천하기로 결의했다"며 "촛불 집회 참석 등 모든 집단행동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계광장에선 민택노련, 서울광장에는 안마사협회 집회 |
오후 4시부터 청계광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 소속 택시노동자들 500여명이 모여 정부에 LPG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리터당 750원하던 LPG가격이 1년 만에 1025원으로 치솟았고, 7월에는 60원 추가인상이 강행된다고 한다"며 "정부는 6월 고유가민생대책에 LPG만 제외시켜 우리는 더 이상 택시를 운행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언제까지 최저임금도 못받고 유류비 부담을 전가당하는 택시노동자들을 죽일 셈이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PG가격 인상이 살인적인 유가 폭등에도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고환율 및 유가자율화 정책, LPG의 소수 정유사 독점체제와 가격담합 등에 더욱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고 부가세를 전액경감해주고 택시 대수를 줄이겠다고 공약했으나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택시노동자들은 LPG가격 인하 및 정부의 민생유가대책을 택시LPG가격도 포함하는 것으로 수정하는 등 택시살리기 종합대책의 조속한 실시를 주장하며 이것이 관철될 때까지 대규모 집회와 택시운행 중단 등 전면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대한안마사협회가 중심이 된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 사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시각 장애인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13층 짜리 건물 옥상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각 장애인들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를 진행중인 '시각 장애인의 안마사 자격 독점'이 합헌 결정이 내려지길 촉구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생존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이 집회에는 주로 안마사들로 구성된 시각장애인 1500여명이 참석했다. 낮 12시에 여의도 국민일보 앞에서 집회를 연 뒤 행진을 해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광장에서 집회를 계속하는 한편, 국가인권위 건물 13층 옥상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각 장애인 23명은 '400만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라', '또다시 위헌 판결 맹인에게 사형선고'라는 현수막을 걸었고 건물 아래쪽에는 소방대원들이 공기쿠션을 설치해놓고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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