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 조선일보사 현판 앞에서 조선일보가 보낸 경고 공문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건드리면 터진다! 조선' 문구가 적힌 풍선을 들어보이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2신 : 22일 오후 5시 35분] "민족의 SRM <조선>은 폐간되어야"
22일 일요일 오후 2시, '뿔난' 주부들이 서울 청계광장 맞은편에 위치한 <조선일보> 소유의 코리아나 호텔 앞으로 총출동했다. 이들은 <조선일보>가 보낸 '사이버테러 게시글 삭제 요청'에 관한 경고 공문에 분노한 82쿡닷컴(82cook.com)의 회원들이다.
82쿡 회원들뿐만 아니라 그의 남편들와 어린 자녀들도 이들의 행사에 동참했다. 이날 모인 200여명의 82쿡 회원과 일반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주부들이 뿔났다, 조선일보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82쿡 회원들은 '촛불의 배후는 모정' '건드리면 터진다! 조선'이라고 적힌 녹색 풍선을 어린 자녀와 함께 나눠들고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한 '우리 아이 미래위해 <조선일보> 폐간하라' '주부들 수사하는 검찰 그렇게 할 일 없냐'고 적힌 피켓도 높이 드는 등 검찰도 겨냥했다.
"광고 중단 운동이 사이버테러? 80년대 발상" 이처럼 82쿡 주부회원들이 가족들까지 총동원하며 <조선일보> 앞으로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2일, <조선일보>가 회원들의 '광고 중단' 운동을 '불법적인 폭력 행동'으로 규정하며 82쿡 운영자에게 게시글 삭제를 요청해왔기 때문. 이에 격분한 82쿡 회원들은 "(<조선일보>는) 회원들의 정당한 소비자 운동을 '사이버테러' 및 '업무방해'로 표현하여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공식적이고 진심이 담긴 방법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82쿡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광우병 사태를 통해 올바른 언론의 중요성을 깨달은 회원들이 왜곡보도를 일삼는 일부 언론사에 광고를 개제하는 기업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을 한 것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협박을 받을 만큼 잘못한 일인가? 회원 대부분이 요리와 살림에 관심을 갖는 주부들인데도 이런 과민 반응의 공문을 보낸 것은 <조선일보>가 대한민국 소비의 주체이며 집안의 기둥인 가정주부들을 무시하거나 만만하게 봤기 때문이다." 또 82쿡 회원들은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의 시작이 어디인지, 음식과 자녀 이야기를 주로 하던 주부들이 왜 광고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게 됐는지 그 본질을 철저하게 파악하길 바란다"며 "이런 노력 없이 회원들의 의견과 행동에 압박만 가하는 미봉책으로 일관할 경우 우리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일갈했다.
안양에서 온 주부 이성미(51)씨는 "<조선일보>가 수상한 공문을 보내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우리 아줌마들 건드리지 말라고 정식으로 요청하러 왔다"며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이고 싶다"고 말했다.
8살과 11살 난 두 자녀와 함께 서 있던 주부 한윤희(41)씨는 "민족의 SRM인 <조선일보>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폐간해야 한다"며 "지금은 거대 신문이지만 집안의 주부들과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 아이들이 직접 나서서 바꿔간다면 이들의 거짓행태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부인을 따라 <조선일보> 앞으로 나온 남성 시민들도 함께 녹색 풍선을 들고 "조선일보 사과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82쿡 주부회원인 '바람사이'의 남편인 최아무개(41)씨는 두 명의 자녀 손을 붙잡고 "조선일보 폐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는 "정당한 소비자 주권 행사를 이런 식으로 막으려는 행위는 예전 80년대에나 통하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시민들한테 이런 목소리나 듣고 있는 언론은 즉시 문을 닫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선일보>이야말로 진정한 테러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