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3신 :14일 밤 9시 30분] 박철민 등장 "자기네 안먹는 고기 수출하면 뒤질랜드" 이날의 시민발언대에서는 고3, 비정규직 노동자, 배우 등 다양한 시민들이 연단에 올랐다.
고3 배정은양은 "나는 현재 고3인데 대입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조중동 신문을 보고 있다"며 "뭘 보고 배우란 거냐"고 하소연했다. 배양은 이어 "우리의 꿈이 광우병 때문에 꺼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윤숙란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은 연단에 올라 "이랜드 회장인 박성수 장로는 비정규직을 못살게 굴고 있고 대통령인 이명박 장로는 대통령이라는 위치에서 국민들의 검역주권을 포기해 우리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며 "두 교회장로 때문에 미치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지금도 각 마트에서는 각종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데, 고기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시가 되겠느냐"며 "미국산 쇠고기가 뉴질랜드산이나 호주산으로 둔갑하여 팔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사람은 MBC 드라마 <뉴하트>에서 '뒤질랜드' 유행어를 만든 배우 박철민씨.
그는 "대학로에서 공연 끝내고 아리 만나러 왔다가 주최 측에 붙잡혀 연단에 오르게 됐다"며 "어차피 인기는 봄눈 녹듯 하는 것이니까 인기가 좀 있을 때 말을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배우들 중에도 여러분의 아름다운 생각을 함께 하는 사람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백두산 호랑이에게 토끼풀을 먹이면 호랑이는 돌아버리듯이, 소에게 쇠고기를 먹이면 소도 돌아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한 소에게 광우병 걸리게 한 사람들 뒤질랜드~, 자기들 안 먹는 쇠고기 수출하는 사람들도 뒤질랜드~ 수입하는 사람들도 뒤질랜드 결국엔 다 뒤질랜드~"라고 말해 청중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는 "다같이 한우를 많이 먹어 지켜주자"며 "여러분의 아름다운 촛불 끝까지 비폭력 하실 수 있겠죠?"라며 당부하고 연단을 내려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법제1조>노래를 부르고 저녁 8시 50분부터 남대문 방향으로 차도를 점거하고 행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