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뒤엔 기업회원도 있다. 대한항공은 매년 2~3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자원봉사자 200여 명을 참여시킨다. (주)테라그린(대표 김영남)은 건조지역에 나무 심을 때 필요한 보습제의 50%를 후원한다. 한 달간 비가 안 와도 나무를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첨가제다. 생존율 95% 기적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섬유사를 운영하는 홍훈기 회원의 경우는 좀 특별나다. 직원 1명이 채용될 때마다 10만원씩 매월 후원금을 추가한다. 개인적으로 명암에 '푸른아시아' 로고를 새겨 홍보에 열성이다. (주)배움닷컴 대표인 유문선 회원의 경우도 개인적 열성을 보여준다.
KOICA 봉사단원으로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에 1년간 파견돼 일하고 있는 박은희 간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들의 노력이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몽골인들겐 큰 신뢰를 주고 있다. 민간외교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기자가 현지를 돌며 만난 델게르 촉트 환경부 차관 등 중앙·자치단체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푸른아시아와 한국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몽골정부는 지난 14일 오기출 사무총장에게 외국인에겐 처음으로 '자연환경보호 지도자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제 푸른아시아에 남은 가장 큰일은 10년간 연구개발해 온 토착형 사막화방지 모델을 최대로 확산하는 것이다. 몽골인들이 얼마나 많이, 적극적으로 사막화 방지사업에 참여하느냐가 남은 최대 과제. 이를 위해 한·몽 양국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 부족한 재원을 후원할 기업과 개인회원 참여도 긴요하다.
오 총장은 이에 대해 "아무도 사막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부터 회원들의 개인 주머니를 털어 이 일을 해왔는데, 이렇게 희망으로 싹트고 있다"며 "모두가 힘을 합쳐 황사공포뿐 아니라 기후변화 책임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제협력을 통해 토지황폐화를 저지하고 현지인들이 앞장서도록(생존문제도 해결) 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이맘때면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을 위해 몽골에 들어가는 이가 있다. 곽온(50·여) 푸른아시아 이사(비상임)가 그 주인공. 전신인 '시민정보미디어센테(CIC)' 시절 '사막화 방지 추진단' 단장을 맡았던 인연 때문이다. 그녀는 경기도 광명시립 소하어린이집 시설장이면서 휴가를 내고 개인 돈을 들여 이 일을 하고 있다. 다음은 그녀와 일문일답.
- 참여하게 된 동기는?
"2003년부터 대한항공이 몽골에 조성하는 숲 가꾸기 사업 추진단장을 맡아 참여자의 교육과 현지 안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광명YWCA 사무총장 출신인데, 임창렬 경기도지사 시절 '푸른광명21'에 이어 '푸른경기21' 운영위원장을 맡았다가 인연이 됐죠. CIC가 기후변화에 따른 몽골 사막화 저지 사업을 벌이는 데 너무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 환경운동가 출신인가요?
"광명시립 소하 어린이집 원장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기관이 아니죠. 그래서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 단장 일도 개인 휴가를 내 참여하는 겁니다.
제 분야에서도 몽골과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숲'이 있는 바가노르구의 유치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몽골 이야기를 하면 참여하는 이들이 꽤 됩니다. 현물 후원이 늘고 있어 어린이집을 2~3개 더 지원할 예정입니다."
- 몽골 사막화 정도와 한국인의 반응은?
"이 정도로는 조족지혈이죠. 하지만 희망을 일구고 있으니 천만다행이죠. 몽골 사막화 저지에 한국인들이 앞장서는 건 자랑스럽습니다. 전 3년 전까지만 해도 남편한테 돈 내놓으라고 윽박질러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단장이니 꼭 가야하는데 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죠. 더 그럴 수가 없어 돈벌이를 시작했습니다. 첫해 참여하고 난 뒤 '바로 이것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평소 '인류 평화'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는데, 그 꿈을 이렇게 실현할 수 있겠다고 느꼈죠."
- 몽골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처음엔 나무심기에 무관심했죠. 선물에만 눈독 들이는 것이라고 착각했으니까요. 지금 바가노르 분위기가 어떤 줄 아십니까? 아이가 한 명 탄생하면 기념식수를 할 정도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몽골인들은 한국인들을 '솔롱고스(무지개가 뜨는 나라)'인이라 칭하는데 유대관계가 더 좋아진 듯해 뿌듯합니다."
- 대한항공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촌 최대의 문제인 기후변화에 전 사원들이 적극 나서는 건 참 보기 좋습니다. 첫해 심은 나무가 죽은 적이 있는데, 이젠 후속 관리를 잘해 나무들이 잘살고 있습니다. 바가노르의 황무지에 '희망'이 잘 커가고 있답니다."
- 한국 정부에 바라는 바는?
"산림청에서 한 명의 공무원이 몽골에 와 있습니다. 저희 단체 현지사무소에 자주 들른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나무를 심고 살리는 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부가 사막화 방지에 더 열심을 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