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이 전날 밤샘시위를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킨 정부의 강경대응에 항의하며, 연행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권우성
25일 오후 3시께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주변 집회에 참가한 시민과 학생 등 1000여명의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오후 3시 20분께 이들은 지하철1호선 종로5가역에 도착했고, 이어 청계광장 쪽으로 방향을 틀어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기만, 서민말살' 등의 구호가 적힌 붉은색 카드를 손에 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이어 이 날 새벽 경찰의 살수차 등을 동원한 집압에 항의하면서 "폭력경찰 물러가라" "이명박 대통령은 하야하라" "농림부 공무원 사퇴" "<조선일보>도 신문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단위 참가자와 대학생·중고생들도 눈에 띄였다.
임지연(35)씨는 "나이먹은 어른들이야 살 만큼 살았으니,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죽어도 원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잘못된 쇠고기를 먹고 죽어야 한다면 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구인(46)씨는 "오늘 집회 나올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아침에 인터넷신문을 보니 새벽에 난리가 났더라"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전했다.
자신이 건설회사에 다닌다고 소개한 이씨는 "솔직히 처음엔 일자리가 늘수도 있고 해서 대운하 건설을 찬성했다"면서 "하지만 환경파괴가 뻔히 보이는데, 우선 경인운하부터 제대로 해본 후에 다음으로 확대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경부 대운하를 하려고 밀어부치고, 더 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 이것을 끝내려고 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회사원이자 주부 유명심(44)씨는 "어제 새벽 경찰이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진압하는 것을 보고 오늘 나오게 됐다"면서 " 6월초에 미국산 쇠고기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게 되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급식 반대를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신 : 25일 오후 3시 15분]뿔난 시민들, 촛불은 계속된다25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에 참석한 시민과 경찰이 처음으로 충돌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도 시민들의 항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는 이 날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약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생명주권국민대회 성명문을 통해 미국의 쇠고기 전면 수입금지를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속이기만 하는 대통령은 즉각 사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국민의 생명권을 돌보지 못하는 국회는 필요없다"면서 '국회 해산, 한나라당 해체'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사에 대해 국민들의 생명 자구노력까지 왜곡하지 말라"며 "경찰과 공권력은 국민이 스스로 생명을 지키려는 노력을 방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