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아디오스 | 후안 까를로스 오네띠 지음 | 김현균 옮김 | 창비 | 160쪽 | 9500원중편이 아니라 단편으로도 담아낼 수 있다고 여겨질 만큼 이야기는 단순하다. 결핵에 걸려 산중의 요양도시를 찾은 한 남자. 그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곳을 찾아와 그를 만나고 또 떠나는 두 여자. 한 여자에겐 한 아이가 딸려 있고, 다른 한 여자는 소녀에 가깝다. 그들은 어떤 관계이고,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가게주인인 '나'와 주변 인물들은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상상하고, 자신들이 보고 느낀 것을 들려준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진실일까. 결말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며, 당연히 반전이 기다린다. 그러나 그 반전조차 하나의 사실만을 더해줄 뿐 진실의 실체는 여전히 애매모호하다. 그렇기에 줄거리보다 반전이 중요하고, 반전보다 독자를 소설 속 '화자'의 공범으로 끌어들이는 소설의 서술적 방식이 중요하다. 이미 반전에 익숙한 지금의 한국 독자들에겐 다소 진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설 속 '나'처럼 마지막 순간 "살갗 속에서 분노와 굴욕이 번지고 구겨진 알량한 자존심이 몸부림치는 것을" 느끼게 하지는 않더라도 소설의 틈새를 메우도록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술기법은 매혹적이다.
우루과이에서 태어나 독제체제하에서 투옥되고 결국 스페인 망명길에 올라 마드리드에서 사망한 작가는 1980년 스페인언어권 최고 권위의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했다.
빌 코스비의 익살에 웃고, 마이클 조든에 열광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