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탑(Monumento a la Independencia) 꼭대기 부분에 황금으로 빛을 발하는 천사가 눈부시다. 1910년 당시의 멕시코 대통령인 포르피리오 디아스에 의해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건립되었다. 멕시코시티의 허브도로인 레포르마 거리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내부에 계단이 있는데 멕시코시티의 지반이 약해 지금은 입구를 통제한다고 한다.
문종성
1847년, 미군이 멕시코시티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차풀테펙 성으로 행군하던 날은 공교롭게도 9월 11일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멕시코 부대는 활화산처럼 빗발치는 전투 속에 미군의 3배가 넘는 2600여명의 사상자와 포로가 발생했다. 승리의 여신은 남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성을 향해 정공법을 택한 미국편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전투발발 160년이 지난 지금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던 그 자리엔 국가를 위해 최후까지 분투했던 용사들을 기리는 추모탑이 차풀테펙의 역사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다. 어두운 참호 속에서도 한 목숨 기꺼이 나라에 충성하고자 했던 빛나는 얼을 기리기 위함이다.
차풀테펙 성은 그 연혁이 대단히 변화무쌍하다. 1785년 비세로이 베르나도 데 칼베스가 성의 건설을 명했지만 건설 주도권을 인계받은 마누엘 아쿠스틴 마스카로라는 당시 대위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공사는 잠재적 중단이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건축을 빌미로 삼아 스페인 왕가에 대항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밝혀진 바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후 차풀테펙 성은 멕시코 독립 전쟁(1810~1821) 도중 버려졌고 1833년까지 누구도 살지 않았다.
그리고 1864년 초대 황제였던 막시밀리안 1세와 그의 왕비였던 카를로타가 성을 제국의 공식 관저로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성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 후 1878년에는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전혀 궤를 달리한 천문기상관측소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1944년에는 라사로 카르데나스 대통령에 의해 멕시코 국립역사박물관으로 개관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1996년 차풀테펙 성은 급기야 유명한 헐리웃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한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의 배경이 되었다. 지금은 메트로폴리탄의 녹색쉼터 역할을 자청하며 시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고 있다. 식민시대와 독립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역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