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인도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방콕(태국) 공항에서 대기중
김성국
우리는 여러 루트를 통해 알아본 경험자들의 조언에 따라 자전거를 분해해서 박스에 담아 가기로 했다. 박스 때문인지 짐이 만만치 않았지만, 게스트 하우스 차량에 이어 공항버스로 이동했기 때문에 공항까지 오는 건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체크인 과정이었다. 수화물의 초과 무게 때문에 문제가 생겼고 거의 비싼 수수료를 물 뻔했다.
개인 수화물의 무게가 초과될 경우, 초과 무게에 해당하는 상당히 비싼 수수료(Over Charge)를 물어야 하는데, 여러 경험자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이런 경우를 모면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1. 개인 수화물을 적게 가지고 오는 사람이나 일행을 찾아내서 함께 수화물을 보내는 방법.(단체나 일행의 경우 수화물 무게를 1인당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총인원에 총무게로 계산하기 때문에 간단한 짐만 가지고 탑승하는 승객이나 일행을 찾아서 양해를 구하고, 일행이라고 하면 무사통과 할 수 있다.)
2. 책임자를 찾아서 적절한 상황을 말하고 협조를 구하는 방법.(이 경우에는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항공사 직원을 만나야 가능한 방법이다.)
3. 일단 짐을 밀어 넣고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돈이 없다고 버티는 방법.(얼굴이 좀 두꺼워야 한다.)
자전거 때문에 수화물 무게가 개인 허용치를 넘어서는걸 아는 우리로서는 수화물 무게를 측정하기 전에 단체 여행객이나 간단한 짐을 가지고 다니는 여행객을 찾아 사정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결과적으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화물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른 채 낯선 우리를 그들의 일행으로 선뜻 받아줄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체크인을 해야 하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마냥 시간만 보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일단은 국이가 업무를 보는 한 무리의 태국 여자들(인디언 에어라인)에게 다가갔다.
"자전거의 경우에는 수화물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국제규약이 있는 걸로 아는데, 아시죠?" (예전에 행창 스님이 집필하신 자전거 여행 관련 책자에서 본 적이 있고 이후 인터넷에서 확인한 사항이었다.)
다행히 직원들 중 한 명의 여자가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인디언 에어라인에선 자전거 또한 개인 수화물로 취급해 다른 짐과 함께 무게를 측정한다는 틀에 박힌 대답을 해왔다. 마침 나타난 사람 좋아 보이는 매니저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일단 무게를 먼저 재보자는 결론이 났다.
결과는 18kg 초과다. 우리 얼굴이 굳어졌다. 잘못하다가는 한국 돈으로 10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물게 생겼다. 장기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큰 타격이자 지출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인도에서라면 2주일간의 식비로도 쓸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이다. 하지만 사람 좋은 이 직원은 이런 경우라도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 인디언 에어라인의 매니저가 나오면 다시 이야기해 보자고 했다.
희망이 보인다. 그런데 얼마 후, 도착한 인도인 매니저와 이야기를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한참을 얘기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서 좀 있으면 온다는 총책임자와 다시 얘기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20분 후 나타난 총책임자를 만났음에도 "수수료는 물어야 한다"로 결론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