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검토주민들은, 멀리 안산까지 가서 종합건설본부에서 보내 온 도면을 검토합니다. 되도록 신중하고 꼼꼼히 살펴보려는 마음에 이렇게 인천 문제를 인천 바깥까지 들고 나가서 알아봅니다. 안산시의회 사무실에서.
최종규
그런데 종합건설본부와 도로과에서 보내온 자료와 도면을 보니, 종합건설 본부장이 여러 차례 다짐했던 ‘산업도로가 아닌 간선도로로 하겠다’가 아니라, “항만 발생 교통량의 남북수송체계를 확보하여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체계 구축”이라고 하는 도로목적이 조금도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실렸으며, 도면에 적힌 수치와 기본배치 들이 틀리게 나와 있는 것이 확인이 됩니다.
이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을 합니다. 왜냐하면, 인천시에서 주민들한테 건네준 도면에 따르면, 어쩔 수 없이 산업도로를 내야 하고, 또한 솔빛주공아파트와 송현아파트 옆을 길쭉하게 가로지르는 고가도로가 놓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주민들은 이 도면을 ‘엉터리 도면’에다가 ‘주민을 도면도 못 읽는 바보로 규정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항의를 하면서, 이와 같은 자료와 도면을 보내 온 까닭을 인천시 담당 공무원한테 묻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4일 오후 2시, 주민 대표와 종합건설본부 관련 팀장 및 인천시 도로과 공무원과 기술자와 1구간 공사 담당 업체인 현대산업개발 소장 들이, 경기도 안산시 시의회 회의실에 모여서 ‘기술 검토 회의’를 합니다.
종합건설본부와 인천시 도로과 기술자들은, 배다리 산업도로 구간에서는 ‘속도 80km를 맞추도록 설계를 해야 하며, 기술적으로도 3구간은 지하화할 수 없고 1구간은 반드시 고가도로를 놓아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이에 맞서, 주민대책위에 자문을 하는 이문종 씨(전 안산시 시의원이자 토목건설 전문가)는, ‘종합건설본부에서 준 도면은 수치 및 여러 배치가 잘못되어 있지만, 이 도면대로라 해도 배다리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3구간 지하화와 1구간 평면(고가도로 안 놓는 방안)이 가능하며, 정확한 수치대로 도면을 다시 작성하면 훨씬 나은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내가 직접 다시 만들어 줄 테니 캐드 파일을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시민단체(배다리 지키는 시민모임) 대표로 함께한 장숙경씨는 "산업도로 예정 구간에 송림초 창영초 영화초 신광초를 비롯해 7개 학교가 모여 있고, 이 가운데 송림초와 신광초 경우에는 도로와 맞닿는 자리에 학교가 있다"면서 "학교 둘레로는 스쿨존을 마련해 아이들 통학을 보호하도록 의무가 되어 있으며, 스쿨존에서는 30km 이상 달리지 못하게 되어 있고 경적도 울리지 말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기본설계부터 80km로 맞춘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따집니다.
문성진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종합건설본부와 주민이 대화하겠다고 한 것은, 주민 쪽에서 어렵지만 도로를 내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몇 가지 전제조건을 걸었는데, 첫째가 이 길은 산업도로여서는 안 된다이고 둘째는 공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공개를 해 달라였다"면서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종합건설본부에서 약속했던 두 가지 모두 깨지고, 이 길을 산업도로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에다가, 우리가 요구한 정보공개도 요청시한을 넘기면서까지 공개를 안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문 위원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담당자께서 3구간 설계나 이런 것은 캐드로 보내주신다고 했으니까 보내주시고, 하루빨리 정보공개를 해주는 한편,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담당 공무원과 주민이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