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교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두고, "한국의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남소연
"몇 년간 대운하 파고, 수천억짜리 공사 집행하고… 그러면 성장이야 하겠지. 그렇게 하다가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맞은 것 아니에요. 국민 섬긴다고 하지만, 기업들, 그것도 대기업 위한 거예요. 지금 환율 개입해서 오르는 것이나, 규제 다 풀어 없애는 것도…."
그의 말 속에 'IMF(국제통화기금)'라는 단어가 서슴없이 터져 나왔다. 그 만큼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내내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던 그였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이야기할땐 어느새 목소리 톤도 올라가 있었다.
홍 교수는 "대통령부터 (경제)장관들까지 완전히 70년대 개발연대식 사고방식에 빠져있다"면서 "공무원이 완장 차고 물가 단속을 벌이고, 환율에 개입해서 중앙은행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두고, "한국의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규율이 없는 시장경제는 시장경제가 아니다"면서 "현재 모습은 마치 한 운동장에서 어떤 사람은 축구를 하는데, 다른쪽에선 럭비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인 홍종학 교수를 지난 13일 오후에 만났다. 경기도 성남의 경원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부동산 등 여러 경제정책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IMF 주역들이 경제를 가지고 도박하는 것은 아닌지"우선 정부가 올해 내세운 6% 내외 성장과 3.3% 물가 달성에 대해 물었다.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냉소적인 웃음을 띠며) 굳이 (6% 이상) 성장을 하겠다면 할 수 있을 겁니다. 간단해요. 몇년동안 대운하 파고, 또 다른 곳 없애고, 다시 짓고. 그렇게 (공사를) 해대면 6%(성장)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하다가 IMF 맞은 거 아니에요."홍 교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해 주요 경제정책 라인을 'IMF 사태의 주역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대체 IMF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연히 길가다가 돌부리에 넘어진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개발독재식 관치경제 부활이나, 대기업 중심의 성장 모델로 회귀하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그는 한발더 나아가 "과거 70년대식 개발연대 사고방식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한마디로 경제를 가지고 국민을 상대로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 섬긴다고 하지만 우선 순위는 재벌과 총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