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규모의 휴양지를 짓고 있는 냐짱 해안 - 그러나 웬일인지 공사가 중단되어 있다
이강진
점심때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럴듯하게 생긴 식당에 들렸다. 해변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식당이다. 이름 모를 조개류를 비롯해 각가지 생선이 헤엄치는 수족관이 전시되어 있다. 가격을 보니 냐짱시내의 반값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듯하게 생긴 생선 한 마리를 골랐다. 외딴 곳에 있어도 동양 사람이 찾아오는지 회를 떠 오고 겨자(와사비)까지 갖다준다. 회를 다 먹고 나니 잡은 생선으로 맑고 매콤한 매운탕까지 끓여준다. 얼큰한 고추장에 끓인 한국 매운탕 맛에는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입맛을 댕기는 매운탕이다. 좋은 경치와 싱싱한 회, 그리고 영어는 잘 못하나 친절한 종업원을 핑계 삼아 포식을 한다.
옆자리에는 많은 식구가 와서 식사하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은 영어로 떠들며 놀고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호주 시드니에서 산다고 한다. 짐작하건대 난민으로 호주에 이주해 살다가 베트남에 돌아온 모양이다.
지금은 베트남 정부에서 예전에 선상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호주로 간 사람들을 각가지 혜택을 주면서 불러들이고 있다. 물론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념보다는 이해(利害)가 앞서는 시대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