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이산의 새로운 라이벌 장태우. 드라마 <이산>.
MBC
지난주 <이산>에 전격 등장한 전 좌의정 '장태우'가 네티즌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 후에는 장태우란 이름이 검색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산>에서 묘사된 전 좌의정 장태우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측근들에 둘러싸인 장태우 앞에서 현직 관찰사마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한다.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애원하는 관찰사를 마치 자기 집 '종놈' 다루듯이 하는 장태우를 보면서, '이거 엄청난 놈이 등장했구나!'라고 생각했을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도포자락만 걸친 상태에서 주상을 알현하고는, 그것도 모자라서 정조 임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거의 협박에 가까운 말들만 내뱉는다. 2000명씩이나 뽑는 과거시험을 철회하지 않으면 국정이 마비될 것이라며 아예 대놓고 정조를 압박한다.
그런데 장태우는 정조의 이전 라이벌들과는 좀 색다른 면모를 띠고 있다. 현재의 신분이 재야의 무관(無官)일 뿐만 아니라, 좀 꼬장꼬장한 태도가 상당한 도덕성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정후겸·최석주·김귀주 등은 '도덕 점수'가 그다지 안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장태우는 '바른생활 사나이' 이미지를 풍기고 있어 정조에게 꽤 무거운 부담이 될 것 같다.
게다가 상당히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장태우의 수하 민주식도 홍국영에게 접근해서는 은근히 약을 올리고 사라졌다. '홍국영, 너는 내가 상대해주마!' 그런 메시지를 던지듯이 말이다. 인상으로 보아서는 장태우보다도 민주식이 더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이는 향후 <이산>이 정조·홍국영 대 장태우·민주식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장태우는 정조를, 민주식은 홍국영을 담당하는, 농구로 말하자면 일종의 대인마크와 유사한 양상이라고 하겠다.
새로운 라이벌 장태우, 넌 누구냐그럼, 도대체 이 장태우란 인물은 누구일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다만, 그가 어떤 실존 인물과 유사할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높은 듯 하다.
이와 관련하여 <이산> 홈페이지의 역사문답 코너인 '규장각 백서'에서는 "장태우가 김종수로 추정된다"고 하였지만, 이는 사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다.
왜냐하면, 김종수(1728~1799년)는 사도세자 신원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조에게 이견을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정조의 탕평정치를 지탱하는 핵심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조 임금도 윤시동·채제공과 더불어 김종수를 탕평의 세 기둥으로 치켜세운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