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마운틴의 산세는 케이프반도의 끝, 희망봉까지 이어진다. 오른쪽 아래로 대서양이 있고, 왼쪽 위로는 절벽이 서 있다. 첫번째 목적지는 물개섬.
조수영
테이블마운틴의 산세는 '대륙의 끝'이라 불리는 희망봉까지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 여행자들은 대륙의 끝으로 가기 위해서 현지 여행사의 당일치기 단체투어를 이용한다. 숙소에도 많은 광고지가 있었지만 시내 중심에 있는 여행안내소로 갔다. 10여 명의 직원들과 정말 많은 안내서가 있어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친절한 아줌마 직원은 가장 일반적이고 인기있는 '물개섬-희망봉-펭귄해변'이 포함된 루트를 권했다. 팜플릿에 나온 공식가격은 점심을 제외한 가격이 350랜드(5만6천원상당)였다.
불쌍해 보이면 흥정도 가능그녀는 어디서 왔느냐, 여행은 좋았냐 등 통상적인 질문을 했다. 갑자기 지난번 테이블마운틴에서 헤맨 사건이 생각나서 사연을 이야기했다. 여차저차해서 걸어갔는데 이러저러해서 울면서 돌아왔다, 테이블마운틴은 나쁘다는 등…. 분통에 겨워하는, 액션이 더해진 과격한 나의 설명을 듣더니 그녀는 자지러지게 웃었다. 덕분에 그녀는 직접 여행사에 전화해서 특별가격 300랜드에 흥정을 해주었다. 좀 많이 불쌍해 보였나?
여행 24일째(1월 25일). 아침 7시, 숙소 앞에서 투어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묶는 숙소가 롱스트리트의 가장 끝에 있기 때문에 제일 먼저 데리러 온 것이다. 롱스트리트의 백패커와 워터프론트의 고급호텔을 지나면서 버스에는 각국에서 온 10여 명의 여행객이 더 탔다. 키가 2미터는 될 것 같은 가이드 겸 운전사 제이슨이 자기소개를 했다. 빡빡머리 백인 제이슨은 운전하면서 일정을 설명해 주었다.
케이프타운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시원스런 바다가 펼쳐지고, 고급 주택들과 작은 규모의 해변들이 연달아 나타났다.
1488년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서양인으로 처음으로 희망봉을 발견했을 때에도, 1652년 네덜란드 사람들이 케이프타운에 동인도회사 보급기지를 건설할 때까지, 그 누구도 이곳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