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벌어진 교수 폭행... "당신 찔러죽이고 싶다"

교명변경반대위 사람들 총장실에서 김 모 교수 폭행해 3주 중상

등록 2007.11.15 17:19수정 2007.11.15 18:14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7일 공주대학교 총장실에서 교명반대투쟁위원회의 한 사람이 이 대학 김 모 교수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사진의 붉은 선 안).
지난 7일 공주대학교 총장실에서 교명반대투쟁위원회의 한 사람이 이 대학 김 모 교수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다(사진의 붉은 선 안). 윤형권

교명변경 추진을 이유로 대학 교정 안에서 교수를 폭행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당시 폭행이 대학 동문들과 교수들은 물론 일부 학생들까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벌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공주대학교와 당시 현장을 녹화한 비디오 자료에 의하면. 지난 7일 오후 4시 30분 경 교명 변경을 반대하는 투쟁위원회 일부 회원들이 총장실로 몰려왔다. 이들은 대학 측의 교명 변경 추진에 항의하려고 총장을 만나러 온 것.

김재현 총장은 외출 중이었고 부총장과 기획처장 그리고 학생처장 등 주요 보직교수들이 반대투쟁위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 때 반대투쟁위 대표자 중 한 사람인 장아무개씨가 갑자기 이 대학 기획실장인 김아무개 교수를 찾으며 김 교수의 얼굴을 마구 때렸다.

장씨는 폭행을 가하기 전에 "오늘 계획을 하고 왔다"며 계획적인 폭행임을 내비쳤다. 반대투쟁위 일행 중 어떤 사람은 "사시미 칼만 있으면 찔러 죽이고 싶다"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또 어떤 사람은 "백사장에다 끌어다가 묻어야 돼, 차량번호 모를 줄 알아? 200㎞로 박아버리겠다"며 교수들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반대투쟁위 측의 사람들이 말리기는 했지만 성난 목소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 모 교수를 폭행하고 난 후 반대투쟁위에서 활동하는 어떤 사람은 기획처장인 송아무개 교수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대는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후 6시 30분경 총장과의 면담을 통보하고 자리를 떠났다.

2시간 동안이나 폭행과 폭언이 계속 된 자리에는 충남도의원 이씨와 박씨, 교명변경반대범대위 수석대표이며 공주문화원장인 정 모 씨 등 공주지역의 지도층 인사들은 물론 공주대학교 은퇴교수인 이 모 교수와 반대투쟁위에서 활동 중인 현직 교수 등이 함께 있었다.


"폭행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 의사 없어"

폭행을 당한 김 교수는 전치 3주의 중상을 입고 병원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시의 폭행과 폭언으로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김 교수 등 학교 측은 "가해자 측에서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며 "대학 안에서까지 폭력이 쉽게 행사되고 용인되는 것이 무섭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당시 폭행과 함께 입에 담을 없는 폭언으로 공포감이 심하다, 당시의 폭행은 나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공주대학교에 대한 도전"이라며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동료 교수는 "김 교수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대학 내에서 그것도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병변경 추진을 이유로 대학 교수를 무차별 폭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장씨는 14일 전화통화에서 "폭행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웃는 표정 같아 화가 나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하며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폭행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교명변경반대위 수석대표인 정아무개씨도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반대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학교 측이 흑색선전을 하려고 과대 포장한 선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주대학교 김재현 총장은 9일 긴급담화문을 통해 "폭력을 앞세워 교명변경을 반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예정대로 교명변경을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공주대는 천안공대와 예산산업대를 통합했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발전의 큰 틀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역주민들과 일부 동창회원들은 반대투쟁위를 구성해 반발하고 있다.

공주대는 지난 5일 부터 7일까지 7개의 후보 교명을 놓고 선호도 투표를 마쳤으며, 이달 16일 까지 투표결과에 따른 선호도 우선순위를 정한 후 교수와 직원 및 재학생과 동문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명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폭행 #교명변경반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3. 3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