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아침 운동을 나가다 마주친 여명의 하늘!
박봄이
살도 빼고 건강도 되찾기 위한 방법이 절실했다. 바로 운동!
뭔 원푸드 다이어트니 '한 달에 10kg가 빠졌어요'하는 건 믿을 게 못 된다. 꼬냥이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꼼수' 안 부리고 미련을 잘 떤다는 것. 먹은 만큼 운동하고 땀 흘리면 안 빠질 살이 어디 있는가. 헬스도 좋다지만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꼬냥이에겐 그 또한 낭비일 뿐. 하루에 한두 시간씩 운동 하면 지가 안 빠지고 배기랴.
요즘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갖게 되어 새벽 0시에 잠들고 6시면 일어나는 바른 생활 여아 꼬냥이. 언제 또 바뀔지는 몰라도 일단 이러한 생활 방식은 다이어트에 가장 좋음엔 틀림 없다.
생활 속의 다이어트, 줄넘기와 산책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줄넘기. 이처럼 간단하고 효과가 큰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넓고 넓은 옥상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휙휙 줄넘기를 돌려댔다. 물론 오랜만에 시도하는 탓에 3번 뛰고 발에 걸리고 5번하고 종아리 찰싹 맞고 온몸을 줄넘기로 채찍질 하였지만 3번도 30번 하면 90번이고 5번도 20번 하면 100번 아닌가(아… 이 대책 없는 느긋함).
그렇게 한 30분 채찍질했을까. 갑자기 옥상 문이 벌컥 열리더니 배추도사가 씩씩대며 올라온다.
"아니, 뭐하는겨! 집 무너뜨리려고 작정했는감!"
"운동이요!"요즘 꼬냥이도 배추도사에게 마냥 만만하게 당하지는 않는다. 살만큼 살았는데 쫓아낼 거야, 어쩔 거야. 할 말은 하고 산다 이거지.
"왜 운동을 옥상에서 혀! 아래층에 울려서 집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솔직히 아래층이 울리지 않을까 걱정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소리부터 버럭 지르니 꼬냥이도 바짝 약이 오른 것.
"집을 나이롱으로 만들었어요? 줄넘기 좀 돌린다고 집이 왜 무너져요!"요즘 잦아진 꼬냥이의 말대꾸에 가뜩이나 혈압 오른 배추도사, 약발이 안 먹히니 속이 타는지 무조건 안 된다며 길길이 뛰고 난리다.
"아무튼, 안돼! 무조건 안돼! 집 무너져! 아래층에서 심장이 벌렁거려 죽는 줄 알았어!"췟! 저 고집, 저 억지, 저 무대뽀, 저 심술!
"그러면 옥상은 왜 만든 거야, 췟!"다 들리기 신공으로 꿍얼거리며 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 뒤에서 들리는 배추도사의 호통.
"저! 저거! 요즘 왜 저려! 어디서 말대꾸여! 응?"처음에 하라는 대로 다하고 온갖 억지도 꿋꿋하게 참던 꼬냥이의 반란이 배추도사는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결국, 얼마 전엔 하다하다 한 달에 한 번 친구들 놀러 오는 것까지 트집 잡아 수도세 3인분을 내라는 말까지 나왔다. 냈느냐고? 예전의 꼬냥이가 아니라니까. 3시간 놀다간 친구들이 샤워를 해, 빨래를 해. 억지도 억지 나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