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안양천변 금천구 시흥동 구간
이민선
자전거 길, 서울 중심부로 갈수록 양호
자전거 타기 행사엔 가족들과 동행하기로 했다. 안양천변에서 한강 시민공원까지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었다. 이제 열 살 된 딸내미가 잘 따라올까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빠른 속도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경기도 안양 비산대교 부근에서 오전10시에 열세 명이 모여 출발했다. 가족들은 석수동 부근에서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일행들을 미리 보내고 혼자서 기다렸다. 서울 금천구에서 나머지 일행들과 합류하기로 약속되어 있었기에 일행 모두가 지체할 수는 없었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록 가족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0분까지 기다리다가 혼자 출발했다. 더 지체하면 일행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먼저 출발할게"라는 짤막한 음성 메시지를 아내 핸드폰에 남기고 바쁘게 페달을 밟았다.
서울 금천구에서 6명이 합류해 일행은 19명이 되었다. 몸 벽보를 두르고 자전거 타는 모습이 신기한 듯 사람들은 연신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냈다. 자전거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좁은 길에서는 달리다가 서로 어깨를 부딪칠 만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양을 벗어나 서울 중심부로 갈수록 자전거 도로와 주변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중간 중간 끊겨 있고 파손되어 있는 안양에 비해 서울 자전거 길은 매끄럽게 잘 포장되어 있고 주변 체육시설도 다양했다.
하지만 축구장과 농구장 등에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 위험스러워 보였다. 고속으로 질주할 때 축구공에 맞는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을 법했다. 실제로 작년에 사고가 났던 구로구 고척동 구간에서 잠시 쉬며 전경을 둘러봤다.
축구하는 사람들이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 모두 평화로워 보였다. 이렇게 평화로운 풍경 속에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2006년)에 축구장에 있던 공이 자전거 도로로 흘러왔고 때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중년남자의 자전거 페달 밑에 끼었다. 중년 남자는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며 뇌골절을 당했고 사고난 지 하루만에 사망했다.
안양에서 한강 시민공원까지 가는 동안 축구장 농구장 족구장 등에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