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시골의 전통가옥인 다가의 모습(뒤에 큰 나무가 바오밥)
김성호
모잠비크 땅을 달린다말라위 출입국 사무소로부터 버스로 5분 거리에 모잠비크 쪽 국경인 조부에(Zóbué) 출입구 사무소가 있었다. 모잠비크 땅이다. 이때가 오전 11시 30분. 워낙 많은 버스들이 줄을 지어 입국수속을 밟기 위해 서 있다. 역시 1시간 이상 걸렸다. 미국 돈 25달러를 내고 통과비자를 받았다.
모잠비크 사무소의 남자 직원이 다른 여자직원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는 등 게으름을 피워 비자를 받는 데 30분이 걸렸다. 다른 국경에서 비자는 대부분 10분 이내에 나왔다. 외국 여행객에 대해서는 일부러 시간을 끈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 돈 30달러를 냈는데, 거스름돈 5달러를 다 돌려주지 않고 2달러만 돌려준다.
직원이 "직인(Stamping)"하면서 고무도장을 찍으며 3달러를 더 가져간다. 고무도장 찍는 비용으로 3달러를 더 받는 것인지, 아니면 국경통과 세금으로 3달러를 받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직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떼어 먹는 돈일 수도 있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도 비자요금 이외의 돈을 추가로 받는 곳은 없었다. 비자를 받는데 워낙 오래 기다렸고, 그것도 내가 제일 늦게 받다보니 항의할 수도 없었다. 내가 비자받기를 기다리며 버스가 오랫동안 출발을 하지 못하고 서 있기 때문이다.
모잠비크는 국경사무소부터 말라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낡고 허름하다.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의 태도도 불성실하다. 사무소 건물은 20여 년 전에 지은 건물 같은데 보수를 하지 않아 허물어질 듯이 낡았고, 공중 화장실에는 아예 문짝이 없다.
국경사무실의 비자 대기석에는 '입구'라는 뜻으로 "엔트라다(Entrada)", '출구'는 "사이다(Saida)"라고 쓰여 있었다. 포르투갈어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 영국의 식민지여서 영어를 쓰는데, 모잠비크는 앙골라와 함께 포르투갈의 식민지여서 그렇다. 아프리카에서 포르투갈의 식민지는 모잠비크와 앙골라, 기니비사우 그리고 대서양 섬나라인 카보베르데, 상투메 프린시페 등 5개 국가이다.
남미 국가의 대부분이 스페인 식민지를 겪어 스페인어를 쓰는데 반해, 브라질만이 포르투갈 식민지여서 포르투갈어를 쓰는 것과 같다. 아시아에서는 마카오와 동티모르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는데, 21세기 첫 독립국가로 지난 2002년 독립한 동티모르도 그 영향으로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