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25 재보선 전남 무안읍 제4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강성관
리처드 스위프트는 이러한 약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서는 돌파구를 '강한 민주주의'에서 찾으려고 한다. 강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위기를 시민들이 '자치'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강한 민주주의는, 정치 공동체로서의 자치를 강조하며 민주적 정책 결정과정에서 권력의 평등을 중요시한다.
지은이의 주장에 따르면, 예컨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약화시키는 것에 저항하는 시민들, 인근 학교의 폐쇄나 거대한 고속도로가 뚫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주민들, 숲과 공원을 지키기 위해 모인 주민들, 유독성 화학 폐기물 무단 방출이나 무차별적인 산업용 벌목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중단시키기 위해 모인 주민들, 이러한 민주적 분출은 독재나 약한 민주주의를 더 심화된 '강한 민주주의'로 전환시키기 위한 소중한 자원이다.
또한 선출된 의회와 공직자들의 권한을 넘어 버린 세계화의 힘과 행위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민주주의 역시 국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로부터 세계화 이념을 토대로, 반세계화운동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경제적 민주화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경제생활의 지속적인 민주화가 없다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최소한의 정치적 민주주의 수준마저도 침식당할 것이라는 것. 현재의 비민주적인 경제체제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즉, 자본이 인민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이 자본을 통제하는 경제 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강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제'가 참여를 높일 수 있다
<민주주의, 약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를 쓴 리처드 스위프트는 민주주의가 약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길은 결국 참여와 자치를 통해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노점상 연합이나 걸스카우트와 같은 다양한 시민사회조직들, 평범한 인민들이 민주적 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규칙을 만들고 회원을 정의하며 예산을 표결에 부치고 정책에 대해 논쟁하는 이들의 참여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재 무관심한 유권자나 기권자들은 실제 참여 경험을 통해서만 변화되고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적인 일에 대한 관심은 지금처럼 정책 결정이 일반 시민들 권한밖에 있는 한 결코 생길 수 없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처럼 정치에서도 학습과 경험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하고 더 많은 참여를 가능케 하려는 이상은 단지 이상에 그치지 않으며, 다양한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핵심 의제에 대한 국민투표, 개별 의원이나 전체 정부에 대한 소환, 다양한 투표 체제, 분권화, 마을 회의, 정치 계급이 안착되지 못하도록 하는 임기 제한, 연방주의 시민배심원 제도 등 민주주의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거의 끝이 없다." - 본문 중에서
뿐만, 아니라 선거제도에 있어서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은 단순 다수대표제를 버리고, 비례대표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단순 다수대표제는 사표방지를 위해 전술적으로 차악을 선택해야만 하기 때문에 자신의 희망에 따라 양심에 더 부합하는 투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와 직접민주주의
아울러 리처드 스위프트는 강한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형태로 지방자치를 꼽는다. 이는 모든 결정을 직접 관계된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원리에 기초한 근본적 권력의 분산을 의미한다. 자주관리 극대화 정책은 민주적 실행을 풍부하게 하고 활성화시키며 교육하고 생명력을 갖게 한다.
지방의회가 아니더라도 공동주택에서, 작업장에서, 이웃에서 학교와 대학에서, 지방계획위원회나 환경자문위원회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방식으로 우리는 스스로 대표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늘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은 선거권 확대 투쟁에 버금가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더 이상 소수 전천후 대표자들이 독점하는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신의 소망을 달성하기 위해 책임을 지는 사람들과 정기적인 상호 작용을 갖는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강한 민주주의에서는 현재 신자유주의하에서 탈정치화되어 있는 여러 의제들이 정치의 장으로 다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도시계획이나 신약 및 농업용 화학비료 승인문제 등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진 것들을 시민사회의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에 따르면, 세상에는 두 가지 민주주의가 있다. 바로 약한 민주주의와 강한 민주주의다. 지은이는 강한 민주주의가 오늘날 위기를 맞은 민주주의의 희망이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지배당하는 약한 민주주의는 더 이상 인민들의 희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한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와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시키고 시민참여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민주주의, 약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리처드 스위프트 지음 - 이후/ 229쪽, 9,500원
민주주의, 약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 민주주의 Democracy
리처드 스위프트 지음, 서복경 옮김,
이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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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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