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국내선만 제주도 가는 사람들로 인해 조금 북적댈 뿐 국제선은 한가합니다.방상철
오후 5시. 청주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가이드 미팅시간은 6시, 비행기 출발시간은 저녁 8시 40분, 아주 넉넉하게 시간이 남아서 아이들과 저는 공항 이곳저곳을 쑤시며 돌아다녔습니다. 사실, 오늘 이렇게 홍콩을 가기위해 공항에 나와 있지만,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홍콩 여행은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요.
원래 이번 주(8월 4일~5일)는, 처가 식구들과 가평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려 얘기를 해놨었습니다. 누님의 전화가 걸려오던 7월 20일까지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었지요.
"부모님 모시고 홍콩에 갈래?"
뜬금없이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누님의 목소리, 저는 잠시 '이게 뭔 소린가?'하고 멍해 있었습니다. 부모님을 저와 누나가 돈을 보태 외국여행 보내드리자는 말이 아니라, 함께 여행을 가자는 말인데, 누님이 갑자기 로또에 당첨이라도 됐는지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는 사람이 싸게 갈 수 있다고 하더라."
그렇잖아도, 원래 부모님 두 분만 해외여행 보내드리려고 장만해둔 적금의 만기일자가 다가와서, 올 여름에 보내드릴 생각이었는데, 그 돈으로 저희도 함께 갈 수 있다니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누님께 바로 승낙하고 예약을 부탁했습니다.
부모님은 난생 처음 나가보는 외국이고, 저희는 신혼여행 때 나가본 이후 10년 만에 가는 해외입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홍콩여행, 아! 꿈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