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암 삼존불 - 석가여래와 아미타불, 미륵불이라 한다.김성후
아래로 내려오면 삼불암(三佛岩)을 만난다. 석가여래, 아미타불, 미륵불이라는 세 부처를 조각해놓은 큰 바위를 말한다.
불교문화를 조금 접해본 사람이라면 여기서 일단 약간의 의문이 생겨야 한다. 아미타불은 서방 극락정토라는 공간을 다스리는 부처라서 동쪽 유리광 세계를 다스리는 약사여래와 짝을 이루며, 미륵불은 56억년 뒤에 나타날 미래의 부처이므로 석가여래보다 과거에 나투신 연등불과 짝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아미타불-석가여래-약사여래'를 일러 삼계불이라 하며, '연등불-석가여래-미륵불'을 일러 삼세불이라 칭한다.
요즘 나는 이렇게 엄격하게 따지는 모습에서 약간 뒤로 물러선 모습이다. 과거 불교 문화재를 바라볼 때 지식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진지한 답사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믿음의 대상인 부처로 바라보는 불교신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꼭 그렇게 들어맞아야 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로서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희망을 전해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