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평가받는 삼계탕.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삼계탕은 이열치열의 대표적 음식입니다.금산인삼축제집행위원회
복날이 되면 각종 견공들과 닭들이 수난을 당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복날에 더위로 잃은 입맛을 보신탕과 삼계탕과 같은 보양식이 대신했고, 이런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복날에 장어를 먹는 풍습이 있으며, 중국에서는 값이 비교적 싼 거북탕과 값은 매우 비싸지만 잉어 부레, 사슴 힘줄, 동충하초, 해삼, 송이버섯 등으로 만드는 불도장을 즐긴다고 하니 한·중·일 3국이 여름을 이기는 방법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더운 여름을 이기기 위해 열을 열로 다스리는 '이열치열'의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의학적으로 이열치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겨울에 날씨가 춥다면 표피에 흐르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속의 열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겨울철에 발생하는 현상과 반대로 표피 혈류가 빨라지고, 내부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속이 차가워지고, 위장 내부의 에너지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위장관 계통이 상대적으로 차갑게 되고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이 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희재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교수는 "복날 보양식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삼계탕은 성질이 따뜻한 닭뿐만 아니라 함께 들어가는 인삼·황기·마늘도 따뜻한 기운을 가지고 있으므로 위장을 보할 수 있다"면서 "한의학적 관점으로도 전통적으로 복날 섭취해온 보양식은 지혜롭게 여름을 나는 방법"이라며 복날 많이 소비하는 보양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비록 '이냉치냉'과 같은 말이 쓰이고 있지는 않지만, 정 교수는 "함흥냉면이나 평양냉면과 같이 찬 성질의 냉면이 북쪽에서 겨울에 주로 애용되던 음식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겨울에 속의 열을 냉면으로 꺼뜨려 건강을 지키려는 선조의 지혜가 이열치열의 방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하지만 열에는 열로 다스리겠다고 과도하게 땀을 내는 방법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더운 곳에서 체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심하면 어지러움·구토·설사 등으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