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잠을 설치게 되면 낮 시간에 낮잠을 자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엄두영
열대야 현상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잠을 쉽게 잘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수면클리닉 교수는 열대야로 잠이 오지 않는 원인에 대해 "자기 전에는 체온이 1∼1.5도 정도 떨어지면서 긴장이 이완되며 잠이 들게 되는데,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열대야 상태에서는 뇌 안에 있는 온도 조절 중추가 계속 흥분상태로 있기 때문에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낮시간과 같이 각성 상태가 유지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홍 교수는 "잠이 들어도 얕은 잠을 자거나 자주 깨기 때문에 잠을 자고 난 이후에도 개운하지 못하고 낮에도 졸리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홍 교수는 "땀 분비가 많아지면서 습도가 올라가게 되고, 수면환경이 나빠진다"면서 계속 사용해오던 봄·가을용 이불이 습도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긴장 이완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잠이 드는 것을 '위기(衛氣)'의 작용으로 설명합니다. 위기(衛氣)란 땀구멍을 여닫는 기능으로 외부 환경에 잘 적응하게 하면서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몸의 겉면에 흐르는 양기(陽氣)를 말합니다.
'위기'가 낮에는 양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뜨고 깨어 있을 수 있지만, 밤에는 음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감고 자는 것입니다. 또 눈, 코, 귀, 입이 양(陽)이 되고 장부는 음(陰)이 되므로 양기가 몸의 겉면에서 돌 때에는 눈, 코, 귀, 입이 모두 양기를 받아 지각이 있어 보고 듣는 등 깨어있을 수 있으나, 양기가 장부 속에서 돌 때에는 눈, 코, 귀, 입이 양기를 받지 못하면서 잠을 자게 되는 것입니다.
조현경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교수는 "밤에는 음(陰)적 성질이 강해서 자연스럽게 잠을 자야 하지만, 열대야가 계속되는 더운 날씨에서는 양(陽)적 기운이 높아 음양(陰陽)의 작용이 깨지면서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수면 위생'을 반드시 지키자
잠을 자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위생(Sleep Hygine)'을 지키는 일입니다. 수면 위생이란 수면건강을 위해서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말하는데, 이것은 수면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선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합니다. 특히 밤에 잠을 설쳤다고 해도 다음날 정상적인 수면을 위해 아침에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합니다.
규칙적 운동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낮 시간의 운동을 피하고 아침이나 이른 오후 등 햇빛이 약한 시간대에 약 30∼40분씩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잠 자기 2시간 전에는 운동과 집중이 필요한 일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잠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짧은 낮잠은 괜찮으나, 낮잠을 30분 이상 자게 되면 밤에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대신 낮 시간대에 활동량을 늘려 밤에 잠이 잘 오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으면 우유나 치즈 등 우유가 들어간 성분으로 허기를 면하는 것도 좋습니다. 우유는 수면을 유도하는 트립토판이 들어있기 때문에 좋은 수면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위장이 움직이게 되어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우유는 반잔 정도 조금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배가 불러 잠이 안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조금 걸어다니다가 잠을 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차 중에서 녹차와 같이 카페인이 들어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커피나 청량음료는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숙면을 위해서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주변 환경 정리하는 것도 중요... 반드시 조명을 줄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