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철 관장장태욱
관람이 끝날 때쯤 외출 나갔던 서재철 관장이 돌아왔는데, 그는 생각보다 소탈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기자일을 하던 서재철 관장은 젊은 후배들을 위해 빨리 나가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1997년에 제민일보를 사직했다고 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갤러리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갤러리를 처음 시작하려고 하니 친구들이 앞에서 반대했다고 했다. 돈이 생기지도 않는 사업에 사재를 털어 넣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부인과 1남 4녀 가족들은 모두가 동의해 주었다고 했다.
사람이 몇 살지 않는 외진 마을에 폐교를 얻어 갤러리를 운영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지 궁금했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운영비 문제라고 했다. 임대료와 시설물 관리비 공과금 등이 현실에서 겪는 문제인데, 사진을 판매해서 얻는 수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 | | 작가 서재철 | | | 갤러리 <자연사랑> 관장 | | | | 1947년 제주에서 출생 제주신문 사진부장, 제민일보 편집국장 등의 직위를 포함해 30년간 언론인으로 활동
한국기자상(1979년, 1994년) 수상 서울언론인상(1982년) 수상 송하언론인상(1983년) 현대사진문화상 창작부문(1988년) 수상 대한사진문화상 보도부문(2007년)
저서 : <제주해녀>, <한라산>, <한라산 노루가족>, <한라산 야생화>, <바람의 고향 오름>, <몽골, 몽골 사람들>, <화산섬 바람자리 오름>, <날마다 솟는 성산> | | | | |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이 최근에 꽤 많아졌다고 했다. 특히 교육청에서 인성교육을 위탁하면, 학생들에게 사진에 대해 교육하고, 학생들이 찍은 사진을 직접 인화해서 뽑기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사진동호회가 활성화되면서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도 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을 위해 사진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시라고 하자, "사진을 거창하게 예술이니 뭐니 하지 말고 평소에 자연이 빛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영상에 관심을 갖다 보면 그 아름다움을 포착하게 된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아픔을 뒤로하고 고향을 떠나고 있는 때에, 시골 폐교를 빌려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서 관장과 그 일을 뒤에서 묵묵히 후원하는 가족들에게 존경심이 느껴졌다. 필자와 같이 이 갤러리를 찾은 아내와 아이들도 훗날 내가 이런 선택의 귀로에 서 있을 때 내 선택에 선뜻 이해하고 동의해 줄지 궁금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