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미국산쇠고기 판매를 시작한 롯데마트 서울역지점 매장 수입육 코너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쇠고기 수입 판매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자 이들을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부득이하게 중단하오니 고객님들의 많은 이해바랍니다."
13일 오전 11시 반 롯데마트 서울역점 육류 판매장에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 일시 중지' 안내판이 들어섰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항의하는 농민·시민단체 회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중단될 때까지 30분 동안 판매장을 점거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이날 처음으로 시판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시간은 1시간도 채 안됐다. 미국산 쇠고기가 있던 자리는 1등급 한우로 채워졌다.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얘기를 듣고 온 소비자들은 빈 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부득이 판매 중단합니다" 30분만에 사라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쇠고기 판매를 중지하라."
"우리 국민들은 광우병 쇠고기를 거부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문이 열리던 이날 오전 10시, 매장 앞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구호소리로 떠들썩했다. 경찰은 매장 출입구를 봉쇄한 후 농민·시민단체의 진입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판매 롯데마트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와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이 마련한 자리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한국생엽연합회 등 농민·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롯데마트의 비윤리적 상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시판과 향후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은 "우리 가족들에게 병든 쇠고기를 먹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롯데마트는 대형유통업체로서 국민들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우병이 존재하는 미국의 쇠고기를 판매한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은 "롯데마트가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면 모든 상품불매운동을 선언할 것이다"고 밝혔다. 최규엽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책위원장은 "추석 전 뼈있는 쇠고기까지 판매를 강행하려는 미국과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농민·시민단체 회원들은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끝내고 매장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들은 항의표시로 미국산 쇠고기를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결국 농민·시민단체가 진입하고 있던 매장 출입구의 셔터를 내렸다.
[농민·시민단체] "정부는 추석 전에 뼈있는 쇠고기 팔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