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와 얼룩말이 초원에서 사이좋게 풀을 뜯는 모습김성호
누와 얼룩말, 톰슨가젤이 어울려 사는 진짜 이유
마가디 호수를 돌아서 가자 얼룩말이 떼를 지어 풀을 뜯고 있었다. 어떤 얼룩말은 땅에 벌렁 드러눕더니 샤워하듯이 흙에 온 몸을 비벼 된다. 몸에 붙은 벌레가 곤충, 진드기, 파리, 모기 등을 떼어내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얼룩말도 벌렁 드러눕는다.
얼룩말 뒤로는 누 떼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풀을 뜯거나 놀고 있었다. 응고롱고로 분화구와 세렝게티 초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누와 얼룩말, 톰슨가젤이 한데 어울려 있는 모습이다.
같은 초식동물인데도 먹이싸움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뜯어먹는 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얼룩말은 되새김 기능이 있어 크고 넓은 풀과 거친 풀을 주로 먹는데 반해, 누는 넓은 입으로 짧은 풀을 먹고, 톰슨가젤은 좁은 주둥이로 새싹을 주로 먹는다. 먹이의 차이가 이들 사이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동물의 역사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에서도 먹이를 놓고 싸우는데 평화가 찾아올 리 없다.
초원에 있는 타조는 훨씬 더 커 보인다. 키가 2.5m나 되는 가장 큰 새인 타조의 걷는 모습은 성큼성큼 걷는 어른의 걸음걸이와 같다. 타조는 수컷은 검정색이고 암컷은 회갈색이어서 색깔을 가지고도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 타조는 날개가 퇴화하여 날 수 없지만, 달리는 속도는 시속 90km로 총알과 같이 쏜살같이 날아간다.
초원에 서 있는 한 마리의 코끼리도 덩치가 집채만 하다. 사파리 차량보다도 큰 코끼리이다. 사바나 초원에는 커다란 나무도 없어 동물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잣대를 찾을 수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타고 온 사파리 차량으로 가까이 다가가 차의 크기와 동물의 크기를 비교해보는 방법이다.
톰슨가젤도 보이고, 물소도 있고, 코뿔소도 있다. 응고롱고로 분화구에서는 기린을 제외하고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보던 거의 모든 동물들을 다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