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인천 선발대회에 여고생 동원 논란

봉사도 않고 봉사점수 인정해... 교육단체, "반교육적 행위"

등록 2007.06.15 19:20수정 2007.06.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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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최된 2007년도 미스인천 선발대회 현장에 인천의 여고 학생들을 봉사 점수를 주는 대가로 동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생동원과 관련해 여성단체들과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스인천 선발대회 주최사인 부평종합사회복지관(대표 신광열)은 14일 인천 송도 라마다 호텔에서 여성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 2007년도 미스인천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2007 미스인천 진(眞)에는 이윤애씨가 선발됐으며, 선(善) 이슬기, 미(美) 강희진씨가 선발됐다.

하지만 대회를 주최한 부평종합사회복지관이 인천지역 소재 6개 여고 학생들을 자원봉사 점수 4시간을 인정해주는 대가로 학생들을 동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여성단체들과 전교조 등 교육 단체들이 미스인천 선발대회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참가한 학생들은 O여고, O디자인여고, O여자정보고, B정보고, M정보고등학교 등 6개교 학생들로 총 600여 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 복지관이 '성을 상품화' 시킨다는 여성단체들과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는 미스선발대회에, 성과 자신의 몸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여고생들을 '자원봉사 시간' 4시간을 인정해주는 대가로 행사 자원봉사자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생들은 이날 특별한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지 않고, 2시간 가량의 행사만 구경하고 자원봉사 4시간을 인정받는 것으로 확인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평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주한 외국 대사님들이 들어올 때 학생들이 맞이하게 하는 행사가 준비됐지만, 여성단체들이 대회 반대 행사(퍼포먼스)로 다 취소됐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학교들이 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학생들을 강제 동원한 거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에 "행사 참여를 알리는 공문을 학교에 접수했고, 해당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참여를 한 것으로 강제 동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O여고 교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복지관의 요청은 아니고 공문이 와서 여학교라 비교육적이기는 한데, 봉사점수도 있어 희망하는 학생만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장은 "인문계 학교라 가급적 자제를 시켰고, 상위권 학생들보다는 하위권 학생들 20∼30명 정도가 참가했다"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하지만 복지관의 미인대회 여고생 동원(?)과 관련해 여성단체들과 교육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여성연대 참가 단체인 '인천 여성의 전화'의 김성미경씨는 "여학생들이 소위 'S'라인을 가진 대회 참가자들을 보고 뭘 생각할지를 교육당국자들과 복지관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자원봉사도 하지 않고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받게 한 것은 어른들이 불법과 편법을 청소년들에게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구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도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행사가 없어졌는데, 여성복지 사업이라고 실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자리에 학생들을 봉사활동 명분으로 참가시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해당 학교에 책임을 물을 것이며, 어떤 절차와 과정이 봉사 시간으로 인정되는지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 정책실장은 이어 "현재 교육청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 평등 교육을 하는데, 이 교육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덧붙였다.

인천여성연대와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교육청과 해당 학교에 항의 공문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과정 등에 대해 진위여부를 파악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밝혀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2007 미스인천 선발대회는 부평종합사회복지관이 주최하고, 한국일보사가 후원했다.
#미스인천선발대회 #여고생 동원 #인천여성단체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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