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최민수가 대출 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일고 있다.러시앤캐시
연예인들의 대부업 광고 출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업 광고를 하고 있는 최민식은 여전히 비판받고 있으며, 김하늘과 최수종은 각각 광고계약을 해지하거나 깊은 사죄의 메시지를 남겼다.
대출 광고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점이다.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을 반성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출연했다는 자체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현실이 됐다.
그런데, 우리의 '형님'은 그런 현실에서, 새로 '대출 광고'를 시작하는 뚝심을 선보였다. 그것도 부부동반이다.
그뿐일까? 처음에는 실루엣으로만 처리됐지만, 최근 정면에서 찍은 광고 이미지까지 공개됐다. '형님'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해가 많기에 내가 최민수인 것이다. 내가 단 하나라도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면 사람들이 이렇게는 못 했겠지. 나는 어느새 가장 자유롭게 씹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아무리 씹고 쳐도 망가져버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그러는 것이 아닐까"
'형님'은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꾀를 쓰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 차라리 다 맞겠다"고 말한 것이다. 물론, 남자의 행동에는 '뚝심'이 중요하다. 내가 하는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형님'의 말씀은 여전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뚝심에 앞서, 그 행동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력부터 살펴보게 된다. '형님'께서 선보이는 '뚝심'에는 상식적인 판단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무이자'에 대해 "누구 맘대로"를 이야기하고, "아무 이유 없어"를 말씀하신다.
형님께서는 오해하고 계신 게 아닐까? '카리스마'에 아무 행동이나 다 해도 된다는 의미는 없다. '카리스마'는 천부적인 자질 뒤에 고도의 계산도 깔아놔야 하는 것. 형님께선 아직까지 이걸 모르시고 계신다.
최민수가 해야할 일은...
물론 본질적으로는 '형님'의 잘못이 아니다. 진짜 잘못은 대부업에 대해 경솔하게 법을 만든 정책담당자에게 있으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있다. 하지만 '형님'에게도 책임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남들은 발을 빼는 판국에 대체 무슨 생각으로 '용감하게' 발을 내딛으셨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진짜 '카리스마'는 할 말은 꼭 할 때 완성될 수도 있다. 언젠가 '형님'께서 "요즘은 개(Dog)나 소(Cow)나 연기한다"고 지적하셨을 때는 지지할만한 이유가 있었다. 1990년대의 '형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형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 자격이 있다는 것,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꾼들이 '형님'에게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진정한 카리스마를 가진 '형님'이라면, "요즘은 개(Dog)나 소(Cow)나 대출 광고를 찍어댄다"고 한 마디 남기셨어야 했다.
'형님'의 건재를 알리려면, 좀더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했다. 거칠 것 없이 아무 행동이나 하는 '카리스마'가 아닌, 우리가 원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형님'을 보고 싶다. '형님'께서는 '대부업 광고를 반대하는 광고'에 출연하셔서 우리의 속을 시원하게 하실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따라 이시오프 코브존의 <백학>이 더 슬프게 들려온다. 그 노래의 진짜 주인공은 이제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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