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특성을 설명하고 있는 저자와 가족.김현자/정광수
-잠자리는 어떤 곤충인가?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잠자리는 좋아할 만큼 사랑받는 곤충이다. 굳이 구분하라면 익충이다. 간혹 양어장과 같은 시설에 알을 낳아 잠자리 유충이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나, 그에 비해 훨씬 많은 해충을 잡아먹어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곤충이다. 잠자리가 나는 원리는 비행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관찰거리가 된다."
-전 세계 잠자리는 몇 종이며 화석으로도 발견되는가?
"현재 보고된 전 세계 잠자리 종류는 5574종이고 남북한 합하여 125종, 그중 국내에서 발견되는 것은 101종이다. 북한에는 70여종이 서식하는 걸로 추정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계속 새로운 종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화석으로 발견되는 잠자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3억 5천만 년 전의 원시 잠자리의 날개는 1m 가량인데 2억 5천만 년 전에 이미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진화했기 때문이다."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잠자리를 선택하였는가? 아니면 생물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이런 책이 가능한가?
"지금 하는 일은 잠자리와는 전혀 상관없다. 어린 시절에도 잠자리를 거의 모르고 자랐다. 산을 좋아하다보니 산에 자주 가는데 6년 전 거금을 들여 사게 된 디지털카메라에 찍힌 잠자리 사진이 무척 신기했다. 그때부터 잠자리만 보이면, 아니 잠자리를 만나러 쉬는 날마다 산과 들을 찾았다. 좀더 많은 잠자리를 찍기 위해 관심을 두고 쫒아 다니다보니 잠자리의 다양한 종류와 생태적인 특징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잠자리 연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잠자리가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해 연구는 매우 미약하다. 잠자리만 연구한 사람도, 잠자리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현재 국내에는 없다. 일본이나 유럽 여러 선진국에서는 30~40년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자료는 다 정리해 둔 상태이며 잠자리 연구가 활발하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활발하여 나와 같은 많은 일반인들이 생물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국내 자료는 너무 미약하다. 잠자리만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생물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아쉽다."
-국내 잠자리 전문 연구자가 없다면 이와 같은 잠자리 도감이 이전에도 없었나?
"몇 년 전에 잠자리 관련 책이 두 권 나왔다. 한권은 메뚜기와 함께 잠자리에 대해 비중을 어느 정도 두었고, 다른 한권은 잠자리만 다루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전식이라 일반인이 참고하기에는 불편하다는 평이 많다. 게다가 이 두 권은 같은 잠자리를 두고 상반적인 내용도 있고 오류도 많이 보인다는 것이 잠자리관련 동호회 회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밖에도 생물 관련 책마다 잠자리에 대해 언급하지만 40년 이전의 것을 순서만 다르게 베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 국내에 잠자리 도감이 없다는 이유가 책을 낸 동기인가?
"그렇다. 6년 전 잠자리에 빠져 쫓아다니기 시작할 때 마땅히 참고할만한 책이나 자료가 없어서 무척 답답했다. 6년 전의 나처럼 또 다른 누군가가 잠자리 연구를 한다면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125종의 한반도 서식 잠자리, 게다가 종류마다 암컷과 수컷이 모두 다르고 보면 250종을 구분해야 한다. 관심을 두면 쉽게 구분이 될 만큼 잠자리마다 특성이 뚜렷한가?
"아니다. 구분이 쉽지 않다. 작게는 1.5cm정도부터 커보았자 7~9cm의 잠자리를 쫒아 다닌 지 3년 정도 되니까 비로소 구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잠자리가 많을 것이다. 계속 새로운 종이 발견되니 말이다. 잠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사진을 찍어 잠자리 도감들을 찾아 비교해보는 방법이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잠자리,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더 쫒아 다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