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민주항쟁 20주년을 맞이해 9일 오후 성공회대성당 마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박형규 목사 등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아 대회사를 듣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6월항쟁은 국민들이 50년간 빼앗긴 자유를 되찾아온 항쟁이다.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독재를 끊은 이 항쟁 앞에서 어떻게 '잃어버린 10년' 운운할 수 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대성당 마당에서 '6월 민주항쟁 20주년 기독교위원회'가 주최한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보수기득권 정치세력을 향한 쓴소리다. 독재정권과 역사적 뿌리를 같이 하는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직격탄인 셈이다.
"예전엔 휴전선 소총 소리에도 불안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단상에 서지 않고 자리에 앉은 채로 약 10분간 축사를 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이승만독재, 박정희독재, 전두환독재까지 총 세 번의 독재까지 겪었고 싸워왔다"며 "이 중 6월 항쟁은 이 땅에 또 다른 독재가 자리하지 못하도록 종지부를 찍은 항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각에서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6월 항쟁의 의미를 격하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며 "어떻게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5O년의 독재를 끊은 이 항쟁을 잃어버린 10년에 비유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87년 6월 민주항쟁은 국민들이 잃어버렸던 50년간의 자유를 되찾아온 항쟁이라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비록 미흡하지만 개혁적 성과는 있다"며 대표적 사례로 남북관계 개선을 들었다. 그는 "예전에는 휴전선에서 소총 소리만 나도 불안해하던 국민들이 이제는 핵실험을 해도 끄떡하지 않는다"며 "미국 골드만삭스가 21세기 중반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 다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높은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성장이 모두 6월항쟁의 성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물론 서민 대중들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부족하다"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아직도 거부하는 사람들, 6월항쟁을 백안시하는 부류들은 이겨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금년 8월 15일 이전까지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남북화해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엄중한 감시와 계속적인 설득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6월 항쟁을 개선해 더욱 민주주의를 발전시키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군사정권 몰락했지만, 민주주의의 새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