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안에 걸려 있는 양털로 만든 성화이승철
고대 유적지 가버나움을 출발하여 달려간 곳은 다볼산이었다. 이 산의 또 다른 이름은 변화산이다. 이 산으로 가는 길에서는 의논이 분분했다. 지구 종말의 마지막 전쟁이 예고되어 있다는 므깃도를 가볼 것인지, 아니면 이 다볼산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결론은 다볼산이었다. 다볼산으로 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드넓게 펼쳐진 풀밭과 밀밭이 눈이 시릴 정도였다. 잘 닦여진 도로와 깨끗하게 가꿔진 마을이며 대부분 흰색으로 칠한 주택들도 여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저 마을들은 모두 유대인 마을입니까?"
이스라엘 땅이어서 잘사는 지역이나 마을은 모두 유대인들인 줄 알았다.
"아닙니다. 저 마을들엔 물론 유대인 마을들도 있지만 아랍인들이 사는 마을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지역에 사는 아랍인들도 잘 살고 있다는 말이었다.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저 오른쪽을 보십시오. 저 산이 바로 변화산입니다."
모두 창밖으로 보이는 둥그런 모양의 산을 바라보았다. 주변은 모두 낮은 구릉이거나 평야 지대인데 그 가운데 불쑥 솟아있는 산 모양이 뭐랄까. 꼭 옛날 군대의 투구를 엎어놓은 모습이었다.
"이제 곧 도착할 텐데 저 산은 그냥은 못 올라갑니다. 등산하는 셈치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산 아래에서 택시를 타야 합니다."
버스는 산을 왼편으로 끼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로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학교에서 나온 듯한 학생들의 모습과 어린이들도 보인다. 대부분 아랍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