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광고에 출연했던 최민식, 정치적인 이미지 관리 실패의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리드코프
연예인들은 스스로 '공인'이라고 하며, 사람들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민식에 대한 비난에 있어서도 '공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공인'이 어떻게 서민을 쥐어 짜내는 '사채 광고'에 출연했으며, 그런 전적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밥그릇 지키는 일'을 도와달라고 나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민식은 넓은 의미에서 바라본 '정치적 관리'에 실패했다. 정치인들의 무능과 부패로 인해, 정치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작용되는 면은 있지만,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정치는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조직체를 다스리며 관리하는 것도 '정치'지만, 이미지 관리를 통한 좀 더 먼 이득까지 바라보는 일도 '정치'다. 이런 정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좀 더 넓은 인간관계를 쌓아놓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일, 누구나 꿈꾸며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유명배우 최민식'이 인간의 기본적인 이미지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와 인기로 먹고사는 그가, 그 기본을 어김으로써 지난날 쌓아온 모든 것들을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영악해질 필요까지는 없지만, 영리할 필요는 있다. 인간의 영리함이 가장 대표적으로 잘 드러날 때는 인간관계, 혹은 이미지 관리와 관련된 사례다. 그런 관리들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때, 타인으로부터 영리함을 인정받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열정적으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는 면에서, 그리고 배우로서 그가 갖는 진지하고 열정적인 자세를 거론하며, 그를 향한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지나치며 부당하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부당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유명인이 갖춰야 할 '기본 중에 기본'을 어겼을 때,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은 우리의 문화적 차원에서 보면 옳은 일이지만, 일부 한국영화의 질적 저하와 '밥그릇'이 맞물린 논리를 대중을 상대로 설득해야만 하는 일이다. 긍정적인 이미지 관리를 통한 정치적인 설득도 필요한 일이다.
'공익 광고'에 출연해도 모자랄 판에, 연이율 66%나 되는 대출 광고에 출연했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를 향한 대중의 비난은 자연스럽다. 제아무리 국보급 연기력을 가졌다 해도, 그런 식의 어이없는 이미지 관리에 반응하지 않을 대중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글쓴이는 무작정 그를 비난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쨌든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가 안타깝게 느껴진 이유는 그렇듯 좌충우돌에 가까운 이미지 관리였다.
신중하고 영리한 사람일수록 안정적이고 일관적인 이미지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는 대출 광고에 출연했다가, 갑자기 '투사'가 된다. 이 양극단의 이미지 사이에서 대중은 그를 통해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진짜라고 생각해야 할까?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대출 광고 출연, 그것은 근시안적인 돈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