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링강의 수위는 2m에도 못 미친다. 양쯔강 4대 지류 중 하나였던 자링강의 수량은 일개 하천보다 못하다.모종혁
고온·가뭄 등 기상기후로 양쯔강이 메말라간다
충칭시와 인접한 쓰촨(四川)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30일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쓰촨성 당 서기인 두칭린이 '물이 기름만큼 귀하다'면서 가뭄이 그칠 때까지 차를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본래 쓰촨은 중국에서도 강이 많아 물이 풍부하고 비옥한 땅으로 이름난 곳이다. 그러나 쓰촨성의 동남부 일부 지역은 올해 들어 최악의 가뭄 피해로 대부분의 저수지가 말라붙었고 바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쓰촨성 재난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겨울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면적이 833만무(1무는 667㎡)에 달하고 있으며 152만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화서도시보>는 "가뭄으로 모를 심을 수 없는 논이 500만무에 달한다"면서 "중국 공산혁명의 주역인 천이 장군의 고향 러즈(樂至)현에서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민들이 새끼 돼지를 모두 팔아버리고 약초를 캐면서 생계를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쓰촨은 중국에서 중요한 식량기지다. 중국에 생산되는 곡물의 7분의 1이 쓰촨성에서 나오고 있으며, 돼지고기 생산량도 중국 1위로 전 세계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양쯔강 상류지역에 건설되는 싼샤댐을 비롯해 100여개나 되는 댐은 예기치 않은 상황을 낳고 있다. 충칭, 쓰촨 등지에서 고온·가뭄 등 이상기후를 불러오고 있고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양쯔강 황금뱃길'에 큰 차질을 주고 있다.
작년 11월 21일 중국 교통부는 상하이, 장쑤(江蘇),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 후난(湖南), 충칭, 쓰촨, 윈난(雲南) 등 9개 직할시·성과 회의를 열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50억 위안(한화 약 1조8천억원)을 투입해 양쯔강을 '황금뱃길'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예부터 중국에선 운하 건설이 경제발전의 화두로 돼왔다. 1400년 전 수나라 때 건설된 베이징에서 항저우(杭州) 간 총 길이 1794㎞의 대운하는 중국 남부와 북부의 교통을 연결해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에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무리하게 대운하 건설을 추진했던 수나라 왕조는 막대한 건설비용과 강제 동원된 민중의 반발로 단명했다.
중국 정부는 동부 연해 지방에 비해 낙후한 중서부 지역 개발과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의욕적으로 양쯔강 황금뱃길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부의 한 고위관리는 "운하와 뱃길 건설엔 토지 점유 면적이 적고 에너지 소모가 낮으며 비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면서 "황금뱃길이 뚫리면 최대 적재량 1만톤의 선박 운항이 가능해져 현재 10억톤 안팎인 양쯔강 물동량이 앞으로 수십억톤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