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들, 렌토 의원 다도행사 참석에 당황

결의안 지지의원수 128명으로 증가는 재미한인 정치력 제고를 의미

등록 2007.05.17 18:09수정 2007.05.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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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발 -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지지의원수가 5월 16일 현재 당초목표를 훨씬 넘긴 128명으로 늘어나 미국 정계에서 재미 한인들의 정치력이 막강한 일본을 능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결의안을 다룰 하원 외교위원회 회의실에서 지난 11일 일본 전통 다도(茶道) 행사가 열렸고 그 행사에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이 참석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일부 재미동포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한국의 연합통신의 보도로 지난 주말 2차대전 당시 카미카제 조종사였던 다도 명인 센 겐시추씨가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 부부를 초청, 일본 다도에 담긴 평화와 조화의 정신 등을 자세히 설명한 행사가 미 연방 건물 내에서 열린 것이 알려진 17일 일본의 과거사 청산을 위해 노력해 온 워싱턴, 뉴욕, LA 등 미국 여러 지역의 단체의 대표들이 “이 거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하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 연방의회를 움직여 일제성노예만행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위한 캠페인에 총력을 기울여 결의안 통과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족수를 획득한 이 시점에서 이 결의안을 다룰 외교위원회의 위원장인 랜토스 의원이 일본 전통 다도를 다른 장소도 아닌 결의안을 다룰 외교위 회의실에서 갖게 하고 그 행사에 참석한 의도가 무엇인 지 의아해 하며 커다란 분노를 터트렸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문제의 결의안통과에 책임을 지고 있는 그가 일본의 다도행사에 참여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 지 혼란스럽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시점에서 그같이 당돌한 짓을 한 것은 결의안 통과의 저지의사를 암묵적으로 내비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고 LA의 ‘바른역사’를 위한 정의연대의 정연진 대표가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결의안을 지지하지만 랜토스 외교위원장이 문제입니다. 이 결의안이 하원 전체 표결에 부쳐질 수 있으려면 랜토스 위원장이 이 사안을 하원 전체회의에 올려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그는 작년도까지 이 결의안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지만 이라크전을 찬성하고 있는 강성의원”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부시가 이라크 전 때문에 세계적으로 점점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일본이라는 우방을 곤혹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면 그의 입장이 변화하지 않을까요?” 라며 정연진 대표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정 대표는 “랜토스 의원은 일본이 위안부를 비롯한 전쟁범죄로 고통은 받은 수 백만의 아시아인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평화와 조화의 정신을 이야기 하는건지, 평화라는 말을 카미가제 출신의 일본인이 말할 자격조차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 범동포대책위원회는 금주 금요일(5월 18일) 콜로라도 주 범대위 대표와 콜로라도 주 연방하원의원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결의안’ 공동발의 참여와 지지를 설득하는 로비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 7명의 하원의원이 있는 콜로라도 주에서는 이 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제 2 선거구의 마트 유달(Mark Udall) 의원이 콜로라도 범대위의 설득으로 공동발의 의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 범대위의 이문형 공동위원장은 “이제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요청했던 공동발의 의원수를 확보한 만큼 이제 이 결의안 처리는 랜토스 의원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최근 랜토스 위원장의 의회 내 다도행사 참석을 문제 삼는 일부 한인들도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문화행사일 뿐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위원장은 “위안부 결의안이 정치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상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랜토스 위원장과 팰로시 하원의장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며 “범대위의 입장은 외교위 위원장과 하원 의장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조용히(low-keyed and cautious with the press) 설득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개진했다.


워싱턴 범대위는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워싱턴 지역 한인회와 정신대 대책위를 포함한 30여 개의 한인단체들이 결성한 미주 지역 최초의 한인단체 연합체이다.
#렌토스의원 일본다도행사 참가 #일부 한인들 크게 당황 #일부는 민감한 사항에 신중론도 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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