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돌려달라" 부성정보고 학생 집단행동

'재단비리' 맞선 해직교사 1인시위에 호응...오전 수업 중단

등록 2007.05.10 15:31수정 2007.05.10 16:02
0
원고료로 응원
부산 부성정보고 해직교사 7명은 7일부터 학교 정문 앞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 부성정보고 해직교사 7명은 7일부터 학교 정문 앞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부성정보고 해직교사
재단비리 교장의 복귀 반대운동 등을 벌였던 전교조 교사 7명이 해직되자 학생들이 교사들을 교단으로 돌려달라며 집단행동을 벌였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10일 오전 등교시간부터 2교시까지 부산 부성정보고 학생 300여명이 정문 안팎에서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날 부성정보고 정문 앞에서는 지난달 말 인사위원회에서 해직(파면 1명, 6명 해임)된 교사들이 "정말 학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 교사들은 지난 7일부터 학생들의 등·하교시간에 맞춰 1시간씩 1인 시위를 벌였으며, 해당 경찰서에 한 달간 집회신고를 내놓았다. 이들 교사는 지난주부터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철회하기로 했던 것.

전교조 부산지부는 "오늘 아침 해직교사들이 1인 시위를 마치고 학교를 벗어날 즈음, 갑자기 2~3학년 학생 50여명이 학교 앞 마당으로 몰려나왔고, '앉아라 앉아라'는 말에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선생님들을 돌려달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설명.

또 "이에 곧바로 1인 시위를 하던 해직교사들은 학생들의 동요와 수업거부를 우려해 학교 정문에서 철수했다"면서 "이후 300여명으로 학생 수가 불어났고, 10시 30분까지 학생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계속 구호를 외쳤다"고 덧붙였다.

"원만하게 합의했음에도 가혹하게 해임 이어져"

전교조 부산지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부성정보고 사태에 대해 지난 1월부터 꾸준히 교장과 재단측, 그리고 교육청과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였다"면서 "3월 말에는 재단 이사장과 교육감, 전교조 지부장이 원만한 합의가 있었음에도 부당하고 가혹한 해임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계만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교장과 재단은 학생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며 "학생들의 수업거부나 집단행동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 문제는 교사·학부모·학생이라는 교육주체간의 민주적 절차에 따른 합의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교조 지부는 "비리재단의 복귀와 자격증 없는 교장의 무리한 임용으로 시작된 문제를 교사들의 해직으로만 종결하려는 것은 결국, 비리재단의 복귀와 비리재단이 옹호하고 있는 교장의 학교 장악이므로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지부는 교사들의 징계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소청심사를 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에는 이 학교 학생 이름으로 교사들을 교단으로 돌려달라고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학교 3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작년 교장 선생님이 교사 자격증이 없으셔서 저희는 반대했다.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까지도 반대하는 마음으로 데모를 했다. 선생님들은 저희를 위해서 데모를 한 것이다. 학생들이 등교거부를 한 건 선생님들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해직교사들이 부성정보고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자 학생들이 호응하기도 했다.
해직교사들이 부성정보고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자 학생들이 호응하기도 했다.부성정보고 해직교사

학교 측 "집단행동 학생 수는 100여명, 3교시부터 수업"

교사들의 파면·해임 처분에 대해 학교 측은 "해당 교사들이 지난해 6월 신임 교장의 취임을 방해하고 집단으로 수업을 거부하면서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또 학교 측은 "징계를 받은 교사들은 교장 임용이 합법적이라는 법원의 결정에도 수업 거부 등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징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학교측은 "숫자는 100여명이었으며, 2교시까지 정상 수업이 안 되는 교실이 있었다. 교사들이 비상모임을 하고 대책을 세웠으며 3교시부터는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부성정보고는 1974년 한얼여상으로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두세 차례 이름이 바뀌었다가 1999년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재단 비리로 물러났던 전 교장이 지난해 4월 복귀시도를 했고, 그 뒤 재단은 지금의 최부야 교장을 임용했다. 그런데 최 교장은 교사 자격증이 없는 행정 교육공무원으로, 교사들은 교장 취임 반대운동을 벌였다. 2개월여 뒤 최 교장은 조건부 교장 자격증을 부여받았다.
#부성정보고 #부산 #해직교사 #집당행동 #전교조 부산지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