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기념관 개관식 행사장 앞 분주한 모습.최종명
취재팀은 이른 아침을 먹고 사전 취재를 위해 먼저 떠난다고 한다. 파도 치는 바닷가까지 산책로가 있다. 살짝 내려가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맘껏 마셨다. 해산물이 대부분이던 어제 만찬과 달리 아침에는 죽도, 만두도 있다. 가볍게 커피까지 한잔 하고 얼른 취재차량에 탔다.
오전 9시쯤 장보고기념관에 도착했다. 공식개관식이 한 시간 남았다. 행사에 동원된 듯한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데 그 모습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카메라와 캠코더에 그들의 모습을 담는 일이 흥이 생기기 시작했다.
각종 악기와 피리 소리로 천지가 떠나갈 듯하다. 행사장인 기념관 입구를 담으려고 언덕 위로 올랐다. 한눈에 행사장과 장보고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 갑자기 휘날리던 풍선 하나가 머리를 퉁 치고 갔다. 안경도 떨어지고 하마터면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 끔찍했다. 옆의 한 아주머니가 안경을 찾아 건네줬는데 안경을 다시 쓰고 나서야 정신이 되돌아왔다.
행사가 시작되고 기나긴 축사가 거듭된다. 게다가 매번 통역이 잇따르니 지루하기 그지없다. 축사 중에 나온 이야기인데 원래 장보고기념관은 이미 3년 전에 개관이 되었다가 정부로부터 기념관으로 공식 허가를 받게 된 것이라 한다. 그것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념관, 특히 외국인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규정이 있다고 한다.
'장보고'를 외국인, 즉 신라인으로서 취급했기에 그동안 허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라니, 그럼 이제는 중국인으로 대우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애매한 측면이 있다. 물론 '장보고' 외에도 외국인 기념관이 몇 개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행사가 끝나자 엄청난 축포가 귀를 따갑게 한다. 마치 전쟁영화에서나 봄 직한 소리다. 게다가 종이꽃가루도 폭설처럼 내린다. 온통 하늘을 가리고 떨어지는 꽃의 향연이 서서히 끝나고 모두 기념관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장보고 동상 앞에서 예를 갖추는 동안 나는 아래쪽 마당에서 펼쳐지는 중국 전통공연과 서커스가 눈길을 끌었다. 어제 열심히 연습하더니 정말 아기자기하면서도 흥겨웠다.
카메라 뚜껑을 찾아 헤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