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 '성매매 살생부' 태풍 강타

미 ABC 방송, 오는 4일 전모 발표 예정

등록 2007.05.02 14:57수정 2007.05.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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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가 정치인들과 정부 고위관리들이 포함된 '성매매 고객명단' 공개를 앞두고 섹스스캔들 태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 동안 수백명의 소위 '마시지 걸'들을 거느린 포주가 수백 명에 이르는 정가의 거물급 '손님'들의 고객 리스트 공개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13년간 워싱턴에서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보라 진 팰프리(50)가 지난주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고객 명단을 팔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ABC 방송은 일명 '마담 DC'로 알려진 팰프리의 리스트에 올라 있는 고객 수는 자그마치 1만~1만5000명 선이며, 고객 중에는 유명 정치인들은 물론 교수·과학자·군간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팰프리는 이미 일부 명단을 ABC 방송에 공짜로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ABC는 금주 금요일인 4일 '20/20' 프로그램에서 팰프리와의 단독 인터뷰와 고객 전화번호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방송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ABC는 현재 고객의 실명 여부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 공개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지난달 27일 국무부 부장관급인 랜덜 토비아스 국제개발처장이 사임했다. 그는 ABC가 그의 이름이 고객명단에 올라 있다며 동일인인지 확인하는 전화를 받은 직후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BC에 "아가씨들을 아파트로 불러 마사지를 받긴 했지만 성관계는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통신회사인 AT&T와 제약회사 엘리릴리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토비아스는 2003년 부시 행정부에 참여했고 미국의 해외 원조를 총괄하는 국제개발처의 최고책임자이자 에이즈 퇴치 정책조정관을 겸임해 왔다. 그가 평소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는 국제 성매매조직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해 왔기 때문에 국무부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팰프리는 이라크전쟁의 '충격과 공포' 이론을 개발한 전 해군 사령관인 핼런 울먼이 '단골'이라고 주장한 법정 문서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고 뉴욕 타임스는 정치 컨설턴트인 딕 모리스의 이름이 법정에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팰프리의 변호사는 "자기 이름이 명단에 있는지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편의를 봐줄 수 없는지를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팰프리는 1991년 캘리포니아에서 성매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돼 18개월간 복역한 적이 있다. 복역 뒤에는 워싱턴으로 옮겨 메릴랜드대 대학신문과 워싱턴시티페이퍼 등을 통해 22~55세의 서비스걸 130여 명을 모집 성매매를 알선해 왔다.


ABC 방송에 따르면 1회 방문 서비스는 90분 기준으로 275달러였다. 수사 당국은 팰프리가 이 성매매 조직을 통해 200만 달러의 불법 수입을 올렸다며 100여만 달러 상당의 집 두 채와 현금 60여만 달러 등을 압수했다.

워싱턴 정가는 토비아스에 이어 누가 다음 대상자가 될지 4일 방영될 팰프리의 인터뷰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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