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반 학생들의 수업 장면구은희
"메리의 얼굴은 사각형이에요. 그러니까 'ㅁ'은 영어의 "M' 발음이 난다고 생각하면 되지요."
'ㅁ' 카드를 들고 'ㅁ'의 음가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모습이다. 첫 시간에 보았던 '한글'에 관한 영상물에서 한글은 발음구조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ㅁ'의 경우에는 그리 와 닿지 않는 눈치였다. 'ㄴ'의 경우에는 'ㄴ'을 발음할 때 자신의 혀 모양이 'ㄴ' 모양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였는지 쉽게 기억해냈다.
그 영상물에서는 'ㅁ'은 'ㅁ'을 발음할 때의 입술 모양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ㅁ'을 발음할 때의 입술 모양으로는 'ㅁ'을 유추하기 힘든가보다. 자음은 그래도 모음보다는 각각의 모양이 달라서 구분이 쉽지만, 그래도 생전 처음 대하는 글자들의 음가를 익혀가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각 한글 자음에 그와 가장 비슷한 영어 자음으로 시작하는 영어 이름들을 붙이는 것이었다. 즉, 'ㄱ'은 'Greg', 'ㄴ'은 'Nancy', 'ㄷ'은 'David' 등의 식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아무래도 'ㅇ'과 'ㅁ'의 구분이 쉽지 않은 눈치였다. 'ㅁ'에는 'Mary'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에 덧붙여서 '메리의 얼굴은 사각형이에요'라고 설명하면서 'ㅁ'이 'M'의 발음과 같음을 기억하게 한 것이다.
또 한국어 모국어 화자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평음 (ㄱ, ㄷ, ㅂ, ㅈ)과 격음 (ㅋ, ㅌ, ㅍ, ㅊ)의 차이다. 우리 모국어 화자들에게는 당연히 'ㄱ, ㄷ,ㅂ,ㅈ'는 영어의 'g, d, b, j'처럼 생각되는데, 우리가 발음하는 것을 듣는 영어권 학생들에게는 'k, t, p, ch'로 들린다는 사실이 영어권 학생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 하고 있다.
'공'과 '콩'이 다르고, '달', '탈', '딸'이 우리에게는 다르게 들리지만 영어권 화자들에게는 구분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학생들에게 '저는 김밥을 좋아합니다'를 듣고 쓰게 하면 보통 '처는 킴팝을 촣아합니다'라고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외국어를 배울 때, 모국어 화자의 발음을 모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성인학습자의 경우 자신의 모국어에 비슷한 발음으로 이해해서 기억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다른 예는 글자의 생긴 모양과 사물을 연결하는 방법인데, 'ㅈ'의 모양이 자전거처럼 생겼다는 것에 착안해서 'ㅈ'의 발음이 '자전거'의 첫 소리 'ㅈ'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자전거'라는 단어를 이미 알고 있지만 읽지 못 하는 한인 학생들이나 한인 배우자나 친구를 둔 학생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