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나라당, 민노당과는 선거연합"

미래구상-통합과 번영 국민운동, 통합 선언..."정규군이 부진, 의병 심정"

등록 2007.04.18 03:50수정 2007.08.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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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양극화 세력인 한나라당과는 대결관계이다.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세력이 올해 대선에서 일종의 큰 판 짜기를 할 대상이다. 진보정치세력인 민주노동당과는 선거연합을 수행해야할 대상이다. 우리의 통합은 더 큰 통합을 위한 출발점이다."

정대화 '창조한국 미래구상'(이하 미래구상) 공동집행위원장의 말이다. 17일 오전 미래구상과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이 전격 통합을 선언한 자리에서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치세력들과 연대전선을 구축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민노당과 선거연합까지 구상하고 있는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17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2007 대선승리를 위한 미래구상·통합과번영 통합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2007 대선승리를 위한 미래구상·통합과번영 통합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토론-전국 순례...진보개혁진영 대선 대응 공론화 시동

이날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통합 선언 기자간담회에는 취재진이 몰렸다. 범여권의 해체와 통합 작업이 가속화되면서 정치권 외곽에서 민주개혁세력의 대결집을 주창한 이들이 향후 대선 과정에서 정치권과 어떤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다.

우선 이 두 단체의 통합 임시 명칭은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창립대회는 오는 5월28일 공동으로 치를 예정이다. 또 4월19일에는 '바람직한 정계개편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대선을 둘러싼 진보개혁진영의 대응 방식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19일부터 1달여간 '미래한국희망만들기 전국순례'도 계획되어 있다.

이날 통합 선언문을 통해 밝힌 이번 대선의 정치 지형은 수구양극화 세력과 진보개혁세력이 격돌하는 정치적 대회전. 이들은 "국민후보의 선출을 위해서는 먼저 수구양극화세력의 집권에 반대하는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으로 대선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통합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날마다 접하는 신문, 특히 <조중동> 기사를 보면 민주·개혁·평화세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통해 어떤 시대를 맞게될 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수구세력은 우리쪽을 향해서 친북·반미·좌파라고 몰아가고 있다. 이 거센 바람을 뚫으려면 초대형 특급 태풍을 만들어야 한다. 태풍의 한가운데는 비어있다. 수증기를 끌어올려 거대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통합은 이렇듯 자기를 비우는 일이다. 우린 서로 다르게 출발했지만 한길을 가기 위해 마음을 비웠다. 역사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이번 대선만이 아니라 미래한국을 열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통합을 이룬 것이다."(오충일 미래구상 고문)

"정규군이 부진하니까 의병하는 심정으로..."


"작은 나비가 날개 짓을 시작한 것으로 보아달라. 이 날개 짓이 거대한 폭풍으로 발전할 지도 모른다."(정대화 위원장)

"정규군이 잘하면 이런 일은 천천히 할 수 있다. 정규군이 지지부진하니까 의병을 하는 심정으로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

이날 두 단체 인사들은 통합의 취지만을 누차 강조했지만, 기자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 방식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외곽에서 지원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통합 발족 기자회견을 여의도 정치권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식의 답변이 되돌아왔다.

'2007 대선승리를 위한 미래구상·통합과번영 통합 기자회견'에서 정대화 미래구상 공동집행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07 대선승리를 위한 미래구상·통합과번영 통합 기자회견'에서 정대화 미래구상 공동집행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와 관련 정대화 위원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기자를 만나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이다.

- 향후 정치권과의 연대 틀과 범주는 어떠한가.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수구양극화 세력과 대결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당연히 한나라당과는 대결의 관계이다. 그리고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세력이 올해 대선에서 말하자면 일종의 큰 판 짜기를 할 대상이 될 것이다. 진보정치세력인 민노당은 선거연합을 같이 수행해야될 그런 대상이다."

- 통합의 범주가 너무 넓은 것은 아닌가.
"한나라당이 아니고 민노당이 아닌 세력이 1차적 통합의 큰 범주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현실적으로 요구하는 주요 몇가지 현안들, 즉 FTA라든가 양극화 문제 등 핵심정책 방향을 통합의 기준으로 설정할 것이다. 통합의 범주를 줄이기보다는 수구양극화 세력과의 대결에서, 그들을 고립시키고 최대한 민주개혁진보의 깃발을 넓게 잡기 위해서는 유연하게 통합의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과의 소통합? 지역주의 전략에 의존할 것"

- 가령 '소통합'을 추진중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탈당 그룹인 통합신당모임, 또다른 통합을 준비중인 열린우리당내 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들과 탈당그룹인 `민생정치모임', 그리고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다양한 세력과 개인이 존재한다. 이들도 통합 대상인가.
"우리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혹은 민생모임과 통합신당모임 등을 개혁정치세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경우 정파의 입장과 정책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우리 내부에서는 통합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를 고려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손 전 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원래 개혁진보 인사였고, 한나라당을 탈당했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는 범주 넣자는 입장과 오랫동안 한나라당에서 지사와 장관, 국회의원을 했기 때문에 다르지 않냐는 주장도 있다. 사람을 예단하기 보다는 통합 추진 시점에서 우리가 가질 기준, 입장을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평가해야 할 듯하다. 지금은 대상에 포함하자 말자 하는 이야기를 개인의 의견으로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정치력을 확보하게 되면 판을 넓게 짤 수 있고 정치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반대일 것이다.

- 민주당의 경우 '소통합'을 추진중인데.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통합의 대상에 포함된다.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지역주의적 소통합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 생길 수도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정계개편을 시도하면 민주당은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도 지역주의적 전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 민노당과의 선거연합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나.
"선거연합은 미래구상의 방침이다. '통합과 번영'쪽과는 이야기하지 못했다. 다소 이견이 나올 수도 있다. 민노당에 공식적으로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선거연합을 통한 연립정부 구성이라는 방법이 있는 데 이 방법으로 우리사회의 역사적 퇴행을 막아야 하지 않나' '선거연합을 매개로 이어지는 연립정부에 민노당이 참여한다면 집권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 '국민들이 민노당을 현실적인 정치세력으로 인정하고 평가받는 계기 되지 않겠냐' 이런 이야기를 사적 관계 속에서 해왔고, 우호적으로 소통해왔다."

- 현실 가능성을 어느정도 점치고 있나.
"우리는 가능할 거라 보고있다. 이건 마지막 순간에 이뤄질텐데 개혁진영이 판이 잘 짜지고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선에 자기 일처럼 참여한다면 민노당도 연립정부안에 대해서 기대할 이익이 많다. 누가 누굴 도와주는 것 아닌 전체적으로는 우리 사회 발전 위한 것이고, 부분적으로 정당 정파의 이해와 일치해야는데, 연립정부는 우리사회 발전과 진보정당에 유리한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

"비판적지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 민노당 강화론을 주장하는 진보인사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연합이 무산된다면, 결국 과거 '비판적 지지론'의 변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만일 선거연합이 무산된다 해도 미래구상같은 시민사회 세력이 개혁 정치 세력을 위해서 비판적 지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판적 지지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나 개혁 정치 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세력이 여의도의 개혁정치세력을 지지할 경우에 공동으로 몰락할 가능성 있다. 또 대선에서도 아무런 효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개혁정치 세력을 통합하거나 시민사회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판 짜기를 시도하는 것만이 우리가 올해 대선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비판적 지지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
#미래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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